의료기기
가상·증강 현실의 외과 응용
근적외선 영상과 보완 활용 가능성
경량화, 발열 및 배터리 문제 해결이 과제
17.10.12 00:30 | 최종 업데이트 17.10.12 00:30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의료분야에서는 환자를 위한 서비스나 의료진을 대상으로 한 교육 등에 주로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외과에서 이를 응용하는 시도가 있어 눈길을 끈다.
외과의 ‘영상가이드 수술(image-guided surgery)’은 수술 전 시뮬레이션뿐만 아니라 수술 중 AR/VR 등을 활용한 가이드도 포함하고 있는데, 로봇으로 뇌종양 수술을 할 때 CT나 MR 등의 영상을 화면에 겹쳐서 보여주거나 척추 수술 훈련에 투관침의 위치나 각도를 표시하는 등에 활용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위장관외과의 공성호 교수는 “조종사가 조종을 잘 못해 자동항법장치를 쓰거나 운전자가 길을 몰라 네비게이션을 켜는 게 아니듯, AR/VR을 수술에 활용하는 것은 초보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개인마다 다른 인체 구조를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의 정확도를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뇌 혹은 정형외과, 치과 영역에서 강체 정합(rigid registration)이 아닌 복부 등의 비강체 정합(non-rigid registration)은 자세나 호흡, 심장박동 등에 의한 변화로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근적외선(ICG)을 이용한 기능적 영상(functional imaging)을 AR에서 실시간 정합(registration) 랜드마크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소개했다.
공성호 교수는 “영상가이드 수술은 정밀수술(precision medicine)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밝히며 “AR/VR은 수술 부위가 지방 등으로 덮인 상황에서도 해당 부위를 보여줄 수 있어 근골격계나 신경외과, 혈관, 경피적 시술 등에 먼저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공 교수는 “이제는 AR을 넘어 수술실 밖에서 VR을 보며 로봇과 AI를 활용해 수술하는 시대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있다”며 “AR/VR은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증강현실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관련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맥스트(Maxst)는 증강현실을 기반으로 한 원격지원 서비스 ‘비바(Vivar)’의 의료적인 활용 가능성에 대해 소개했다.
비바(Vivar)는 본래 원거리에 있는 공장의 유지보수를 위해 나온 서비스로, 화상통화를 이용한 경우와 비교해 AR을 기반으로 한 비바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보다 짧은 시간에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공동으로 정부 과제를 진행하며 의료계에 발을 들여놓은 맥스트는 현재 의료영역에 AR/VR을 활용하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맥스트의 최진민 R&D 디렉터는 “홀로렌즈를 이용한 AR/VR을 실제 수술에 적용하는 것은 무게와 배터리 문제로 무리가 있어 구글 글래스와 같은 안경형으로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며 “소형화·경량화 및 발열, 배터리 문제와 더불어 화면이 좀 더 또렷하게 보이도록 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외에도 개인정보 및 의료기기 인정 여부에 대한 법적 규제도 관련 산업 발전에 있어 중요한 부분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