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사라지는 생명들, '소프트웨어' 혁신 없이는 분만 인프라 부활 없다
[칼럼] 김재연 대한산부인과의사회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필수의료의 붕괴는 단순히 통계상의 수치가 아니다. 그것은 사회적 신뢰의 붕괴이며, 한 국가가 공동체의 미래를 포기하고 있다는 가장 강력한 경고음이다. 최근 충북 청주에서 발생한 고위험 산모의 태아 사망 사건은 대한민국 분만 인프라가 얼마나 처참하게 무너져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길 위에서 아이를 낳아야 하고,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나라에서 감히 '저출생 극복'을 논할 수 있겠는가. 하드웨어는 있지만 '운용 인력'이 없다 정부는 그간 분만 취약지 지원사업과 병상 확충 등 '하드웨어' 중심의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다르다. 현재 연간 300건 이상의 분만을 수행하는 기관은 전국적으로 약 230곳이며, 신생아 중환자실(NICU)을 운영하는 병원은 100여 곳에 불과하다. 더 심각한 것은 산과와 신생아과의 '불균형'이다. 산과 전문의가 있어도 신생아 전문의가 없으면 고위험 산모를 받을 수 없고, 역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