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의사협회 의료배상공제조합 강청희 이사장이 해임됐고, 그 자리는 의협 김록권 상근부회장에게 돌아갔다.
모든 게 추무진 의협 회장이 계획한대로 됐다.
참고로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의료분쟁조정법에 따라 2013년 의협 공제회에서 독립법인으로 재출범했다.
의료배상공제조합에는 의원 8176개, 병원급 364개가 가입해 있으며, 최근 1년간 822건의 조합원 의료분쟁에 대해 40억 4911만원을 배상했다.
28일 의료배상공제조합 정기대의원총회에 참석한 추무진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해보였다.
의협 이사들도 '어떤 일이 있어도 강청희 이사장을 제거 하겠다'는 결의에 찬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30일 의사대표자궐기대회 때 의혁투(의료혁신투쟁위원회) 회원들이 추무진 회장을 에워싸고 퇴진을 요구할 때 뒷짐만 지고 있던 의협 이사들이 아니었다.
강청희 의협 전 상근부회장 논란은 지난 20대 총선 직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대국회, 대정부 업무를 총괄하고 있던 강청희 의협 상근부회장은 더민주당 비례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부회장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비상식적 태도를 취했다.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할 의사협회의 상근부회장이 더민주당 비례대표에 출마하면서 상근부회장에서 물러나지 않는다는 것은 새누리당, 정부와는 대화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비칠 소지가 적지 않았다.
의협은 그에게 부회장직에서 물러나라고 압박했지만 그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추무진 회장은 강 부회장이 비례대표 후보에서 탈락하자 그를 해임하고 김록권 전 의무사령관을 새로운 상근부회장으로 임명했다.
추무진 회장의 말발이 먹히지 않자 강퇴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강청희 전 상근부회장은 순순히 물러서지 않았다.
의협 상근부회장은 관행적으로 의료배상공제조합 이사장을 겸직해 왔는데 그는 상근부회장에서 해임됐지만 조합 이사장직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며 다시 한번 추무진 회장에게 맞섰다.
결국 의료배상공제조합은 이날 대의원총회에서 강청희 이사장 해임안을 상정해 찬성 19표, 반대 9표로 해임안을 의결했다.
의협 역사상 전무후무한 상근 부회장의 도발은 이렇게 진압됐지만 추무진 회장의 위신은 곤두박질쳤다.
강청희 도발사건은 의사협회에 추무진의 '사람'이 없다는 것에서 시작한다.
의협 집행부를 보면 강청희 전 상근부회장은 노환규 전 회장의 계파다.
안양수 총무이사는 지난 의협회장 선거 당시 임수흠 후보 선거캠프에서 일했다.
현 김록권 상근부회장 역시 추무진 회장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다.
의협에 상근하면서 추심을 읽고, 집행부를 이끌 추무진 사람이 없는데 회무가 제대로 돌아갈 리 만무하다.
의료배상공제조합의 한 대의원은 "이번 사건의 원론적인 책임은 추무진 회장에게 있다"고 꼬집었다.
추무진 회장은 "강력하게 투쟁 하겠다"는 말을 자주 쓴다.
문제는 총대를 멜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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