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12.14 05:48최종 업데이트 17.12.15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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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희귀 질환 스크리닝 서비스

[칼럼] 테라젠 바이오연구소 김태형 이사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식 기자] 현재 알려진 희귀 질환은 7천여 개로 전 세계 인구 70억 명 중 약 5%인 3억 5천 명의 환자가 희귀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환자를 위한 날로서 '세계 희귀질환 환자의 날(World rare disease day)'이 지정됐는데, 올해 2월 28일은 지정된 지 딱 10주년을 맞이하는 날이었다.

이날 브로드 연구소(Broad Institute) 맥아써(MacArthur) 그룹은 최대 규모의 유전체 데이터베이스인 노마드(gnomAD) 변이 파일을 공개했는데 123,136명의 전장엑솜(Whole exome)과 15,496명의 전장유전체(Whole genome) 데이터를 통해 각 유전체 상의 위치(loci)별 대립인자 빈도(allele frequency) 정보를 모두 제공하고 있다. 다시 말해, 수십만 명당 한 명에서만 발견되는 매우 희귀한(ultra rare) 유전성 질환 변이를 확인할 수 있을뿐 아니라, 이후 환자에서 발견했을 때에도 참고할 수 있는 유용한 데이터베이스가 공개된 것이다.
 
이 발표에 이어 3월에는 미국산부인과학회(The American Congress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가 'Carrier Screening in the Age of Genomic Medicine'라는 제목의 보인자 스크리닝(carrier screening)에 관한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 또는 커플에게 보인자 스크리닝의 가이드라인을 소개함으로써 유전성 희귀 질환의 치료에 드는 막대한 치료비와 환자 케어 비용, 국가적 보건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학회 차원에서 이런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듯 하다. 또, 이스라엘의 경우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법제화를 통해 결혼하는 커플들의 보인자 테스트를 의무화 했다고 한다.
 
물론 여전히 윤리적인 이슈가 있지만, 희귀 질환의 경우 환자뿐만 아니라 주변의 가족들도 고통을 겪는 만큼 이번 발표는 미리 그 위험성을 안내하고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필요한 과정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더불어 유전체 기술의 발달과 비용의 감소로 올해 5월부터는 미국 건강보험회사들이 유전체 검사 비용의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미국에서 2011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비침습적 태아 산전검사(NIPT: Non-Invasive Prenatal Test)의 경우 1년 6개월 전까지만 해도 고위험 임산부(35세 이상)가 아닌 중·저위험 임산부에게는 보험을 적용해 지원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앤썸(Anthem), 시그나(Cigna) 등을 포함한 30개 주요 보험회사가 중·저위험 임산부에까지 보험 적용 범위를 확대해 수백만 명의 임산부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기술이 발전하고 비용이 빠르게 낮아짐에 따라 일부 보험회사에서는 전혀 보험적용 대상이 아니었던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등 유전성 암 질환에 대한 스크리닝 검사에 대해서도 보험을 적용할 계획 중이라고 한다.
 
우리보다 7년 앞서 유전체 검사를 시행한 미국은 유전체 스크리닝 검사가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안된다는 논쟁의 결론을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으로 도출한 듯 하다.  
 
이러한 결론을 뒷받침하자면, 2014년 11월 JAMA 저널에 유전체 분석을 통한 환자의 진단에 대한 논문이 두 편 출판됐다. 간단히 요약하면, 첫 번째 연구는 UCLA 임상 유전체 센터에서 유전성 질환이 의심되지만 진단이 되지 않았던 환자들을 대상으로 유전체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814명 중 213명(26%)이 유전성 질환으로 진단됐다. 베일러 의과대학(Baylor College of Medicine)에서 수행한 두번째 연구에서도 이전과 비슷한 진단률로 2000명 중 504명(25.2%)이 진단됐다.
 
이 수치는 기존의 진단법을 통해 5%에 머물던 수치를 5배 이상 극적으로 올린 결과로서 의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기존 진단 방법을 이용할 때는 가족 당 2천만 원이 소요된 반면, 차세대유전체해독(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술을 활용하면 현재 국내에서는 보험급여가 적용돼 약 3백만 원에 가능해진다. 즉, 국가적 보건 비용의 절감을 통한 경제적 효과가 매우 높다.
 
[출처]
1. gnomAD browser beta http://gnomad.broadinstitute.org/downloads
2. Carrier screening in the age of genomic medicine. Committee Opinion No. 690. American College of Obstetricians and Gynecologists. Obstet Gynecol 2017;129:e35–40
3. http://www.sfchronicle.com/business/article/A-new-era-for-genetic-testing-especially-in-11148178.php
4. Clinical Exome Sequencing for Genetic Identification of Rare Mendelian Disorders. JAMA. 2014;312(18):1880–1887. doi:10.1001/jama.2014.14604
5. Molecular Findings Among Patients Referred for Clinical Whole-Exome Sequencing. JAMA. 2014;312(18):1870–1879. doi:10.1001/jama.2014.14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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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식 기자 (colum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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