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가 자본잠식이자 파산 상태에 이르렀다."
지난 4월 26일 의협 장성구 감사는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감사 보고를 하면서 이런 말을 했다.
장 감사는 "약 10년 전만해도 의협 회비 납부율이 80% 안팎이었는데 2012년 65%, 2013년 68%에서 2014년에는 59.9%로 떨어져 심각한 수준"이라고 환기시켰다.
이어 장 감사는 "반면 지출에서는 2012년 13억, 2013년 8천여만원, 2014년 2억여원 적자가 발생해 재정 위기가 현실화되었음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의협의 재정난은 이제 협회 직원 월급까지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달았다.
의협은 28일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저지, 원격의료 문제 등 현안 대응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자금난에 봉착했다"면서 "긴급 비상대책의 일환으로 임·직원의 동의 아래 급여 일부와 퇴직금 지급을 유보하는 조치를 단행했다"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일부 협회 직원과 이사들의 월급 일부를 지급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의협은 최근 5월분 급여를 지급하면서 국장 이상 직원과 상근 및 비상근, 반상근 이사에 대해서는 총액의 60%만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의협 추무진 회장은 얼마 전 수가협상단(단장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이명희 대한개원내과의사회장, 임익강 대한개원의사협의회 보험이사, 서인석 의협 보험이사)과 협회에서 회의를 마친 후 협회 6층 직원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밖에서 밥 먹기도 눈치 보인다"
진료를 단축하면서까지 내년도 수가 협상 전략을 짜는 중요한 회의에 참석한 만큼 외부에서 짜장면이라도 대접하는 게 관례였지만 추 회장은 양해를 구하고 직원 식당으로 올라갔다.
그러자 협회 이사들 사이에서는 "밖에 나가 밥 먹기도 눈치 보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또 의협은 회비 납부율 저하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무처 부서 통폐합을 통한 조직 슬림화, 상근 및 반상근 임원 최소화, 법인카드 관리 강화, 신규직원 채용 중단 등을 단행한 상태다.
아울러 의협 보직자에게 매월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활동비인 업무추진비, 각종 회의수당인 거마비, 각종 보조금 및 지원금에 대한 지급을 유보하는 단기 대책도 검토중이다.
이와 함께 중기 대책으로 수입 및 지출 구조개선, 회비납부 증대, 수익모델 창출 등 경영합리화에 방점을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지난해 3월 재정건전화특별위원회 활동보고서에서 제시한 ▲화상회의로의 대체 등 각종 회의비용 절감 ▲사무처 인력운용 효율화 및 임금구조 개선 ▲회비납부 증대 방안 및 수익사업 개발 ▲면허신고 및 연수교육과 회비 연계 등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추무진 회장은 "최근 회비 납부율 저조로 인해 만성적인 재정난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정상적인 회무를 추진하는데 어려움에 직면한 만큼 회비 납부 증대 방안을 비롯한 다각적인 수익모델 개발 등을 통해 회무가 안정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회원들도 의협의 재정 정상화를 위해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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