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하 전공의특별법)이 마침내 시행에 들어갔지만 전공의들은 이렇다할 변화를 느끼지 못한다는 반응이다.
수련병원의 변화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전공의특별법의 핵심인 주 80시간 이상 근무 제한, 연속 36시간 근무초과 금지, 연속수련 후 최소 10시간 휴식 보장 등의 조항이 1년 후 시행되면서 피부로 느낄 정도의 변화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전공의특별법이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대한전공의협의회 이상형 부회장은 22일 "전공의특별법이 시작을 알렸지만 전공의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 같다"면서 "수련병원마다, 과목별로 다르겠지만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상형 부회장은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됨에 따라 수련병원들이 부단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이렇다할 움직임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각 과에서 수련시간을 맞추기 위해 방법을 찾고 시스템을 개선하려고 노력해야 하지만 체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특히 정형외과 등 인기과목에서는 더욱 관심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흉부외과, 외과 등은 수련시간을 맞추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만큼 업무를 조정하고, 당직체계를 바꾸기 위해서는 의사인력을 늘려야 하는데 충원 의지가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이상형 부회장은 전공의들에게 수련시간만큼 중요한 게 수련교육 과정의 체계화인데 이 역시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비판했다.
전공의특별법 시행에 따라 전공의 연차별로 수련 교과과정을 체계화해야 수련병원들이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상형 부회장은 "법이 시행됐지만 수련병원평가를 통해 결과가 나와야 뭔가 변화가 감지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평가시스템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병원들이 아직은 눈치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복지부도 전공의특별법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문상준 사무관은 "전공의특별법이 이제 막 시작하면서 과도기적인 상황에 있는 것은 맞다"면서 "법이 잘 세팅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 간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공의특별법 내년도 예산은 10억으로, 복지부는 수련병원평가 및 수련병원평가위원회 등을 운영하는데 주로 편성한다는 입장이다.
수련규칙 미준수 1차 위반에 과태료 백만원
한편 법제처는 22일 전공의특별법 시행령을 공포했다.
시행령에는 수련계약에 명시하는 구체적 항목과 수련병원 등의 지정절차 및 기준, 지정취소 등에 관한 세부 사항 등을 담았다.
복지부가 전공의특별법에 따라 수련병원과 전공의가 수련규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1차 위반 시 100만원, 2차 위반 시 200만원, 3차 이상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위반행위라도 사소한 부주의나 오류라고 복지부 장관이 인정하면 과태료 금액의 2분의 1 범위에서 그 금액을 줄일 수 있지만 더불어 그 금액을 늘릴 수 있도록 가중 및 감경기준을 정하도록 했다.
또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당초 15명으로 계획했지만 13명으로 조정했으며, 위촉위원의 임기는 3년이다.
위촉위원이 직무 관련 비위사실이 있는 경우에는 해임하거나 해촉할 수 있으며, 근거 규정은 시행규칙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수련환경평가위원회 회의는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소집이 가능하고, 그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이 있어야 한다.
이와 함께 수련병원은 전공의와 수련계약을 할 때 수련규칙 및 보수 이외에도 수련계약 기간, 장소, 시간, 계약의 종료ㆍ해지 및 업무상 재해 등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명시해야 하며, 수련병원과 각 전문과목은 복지부가 지정한 전문의와 시설, 장비 및 진료실적 등을 갖춰야 한다.
수련병원의 중요한 지정기준 위반, 수련환경평가 결과 2년 연속 일정 기준 미달, 평가와 관련한 자료 제출 또는 조사를 고의로 거부하거나 방해한 경우 등에는 복지부 장관이 그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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