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심화되는 저출산 현상에 따라 소아환자가 감소하면서 소아 분과전문의에 대한 관심도 또한 덩달아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소아 관련 전문의 숫자도 감소하고, 이렇다 할 정부의 지원 또한 전무한 상황이다.
소아외과학회 관계자에 따르면 소아외과 전문의 부족으로 향후 10년 후에는 소아외과 전문의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가운데, 소아신경외과학회도 비슷한 고민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지난 5월 취임한 대한소아신경외과학회 박정율 회장(사진)은 "저출산에 따라 소아 환자가 줄어들면서 소아신경외과 전문의 수도 감소하는 상황이지만, 소아환자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30년의 역사가 있는 소아신경외과학회에서 활동 중인 신경외과 전문의는 100~150명 사이.
소아신경외과 전문의는 따로 분과전문의 과정이 없어 자격증이 나오는 것은 아니며, 주로 신경외과 전문의들이 펠로우(전임의) 과정을 거치며 소아신경외과 전문의로 활동한다.
신경외과 전문의가 소아환자를 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선천적인 질병을 앓고 있어 평생 동안의 관리가 필요하거나 신경외과 세부 수술이 필요한 소아환자의 경우 소아신경외과 전문의의 케어가 필요하다.
박정율 회장은 "소아신경외과 전문의 과정은 의무화도 아니며, 전국에 따로 소아병원이 있는 곳도 많지 않아 그만큼 지원자도 적다"면서 "작년에는 소아신경외과를 거친 펠로우가 1명 있었지만 올해는 전무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환자가 적다고해서 전문의가 적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언제든지 환자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아신경외과 전문의가 필요하며, 적은만큼 더 관심을 기울여야한다"면서 "소아 환자는 미래의 희망이다. 신경외과 의사들도 관심을 좀 더 가져주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이에 함께 박정율 회장은 "소아병원이 있는 대학병원을 제외하고는 소아신경외과를 찾는 소아환자는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아신경외과 전문의들은 소아뇌종양, 소아뇌혈관, 척추 등 여러 방면을 다루는 의사들이 많다"면서 "신경외과 후배들에게도 소아신경외과 한우물만 팔 것을 요구할 수 없다. 다만 환자를 위해 최소한의 인력은 양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소아신경외과학회는 소아 환자의 건강과 질병 치료, 예방 등 미래지향적 정책 수립과 더불어 홍보 등을 위해 소아신경외과학회 명칭을 소아청소년신경외과학회로 변경하고, 의대생 및 전공의 등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샵 확대 등 학회 활동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박정율 회장은 "보통 소아라고 하면 18세 이하의 소아·청소년까지를 포함한다. 학회가 창립한지 벌써 30년이지만 소아신경외과라고 했을 때 환자들이 잘 모르는 면이 많아 조금 더 공식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명칭 개정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박 회장은 학회차원에서 의대생 캠프를 1년에서 1~2번 개최해 조기 인턴쉽처럼 소아신경외과학회를 소개하는 기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정율 회장은 "학회차원에서 의대생부터 전공의, 펠로우까지도 대상으로 보고 소아신경외과에 대한 소개와 향후 발전 등을 알릴 것"이라면서 "가능하다면 의대에 직접 방문해 홍보도 하면서 소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정율 회장은 정부의 지원정책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현재는 신경외과 자체가 기피과로 전락했다. 펠로우 과정을 거쳐야 하는 소아신경외과는 지원자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의사로서 활동범위나 연봉 등이 세부전문의 선택에 있어서 문제가 된다면 당연히 의료진에게 강요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박정율 회장은 현재 소아신경외과뿐 아니라 점점 더 인력이 줄어드는 소수 과들을 대상으로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주에서 할머니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한 2살 김 군이 13개 대학병원으로부터 전원거부를 당한 뒤 사망했을 때, 당시 김 군을 거부한 병원들은 소아 세부전문의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박정율 회장은 "물론 응급 상황에서 초기처치가 중요하지만 소아 관련 인력양성을 위해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 단순한 일회성 제도보다는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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