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의사들을 위한 조언(2)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
"의사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을 살린 아주대병원 외상외과 이국종 교수.
이 교수는 최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가 주최한 '제5회 젊은의사포럼' 연자로 초청받았다.
이국종 교수는 "여러분들이 약물로 치료하는 의사를 하더라도 의사의 손끝에서 오더가 나가야 한다. 누구도 의사를 대신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론적으로 모든 병원은 24시간 돌아가는 시스템을 유지하고, 수술에 필요한 물품을 원활하게 공급해야 한다. 하지만 세상에 이론적으로 돌아가는 것, 특히 한국에서는 그런 건 전혀 없다"고 의대생들을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선생님, 수술 물품이 없어요'라고 누군가 말하면 병원 책임이니까 수술을 때리칠까?"라고 되물으며 "안되면 되게 하라. 여러분이 해야 하는 것은 불만을 토로하는 게 아니라 해결하는 것이다. 그게 의사다"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의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해결해야 한다. 그게 의사들의 인생이다. 물품이 떨어지면 어떻게든 구해야 한다. 자빠져 있으면 안된다"고 강연을 이어나갔다.
또 "여러분은 이렇게 가야할 사람들이다. 그래야 환자들은 살 가능성이 조금 생긴다. 수술방에서 피로 몸을 적시지 않으면, 그럴 각오가 없으면 안된다"고 당부했다.
김훈의 소설 '칼의 노래'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국종 교수는 한 학생을 일으켜 세워 이 구절을 읽게 한 후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들이 이렇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환자도 살리고, 저 환자도 살려야 한다. 내 환자는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다 다룰 수 있다. 그럴 각오가 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 뒤에서 너희들을 노리고 오는 칼이 있어도 버틸 수 있다."
사진 출처 MBC
이 교수는 외상외과 전문의에 딱맞는 모토와 핵심가치가 있었다.
"분명한 건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대개 의사들은 열심히 한다. 가야할 길을 있는 힘을 다해 버티고 보자는 게 우리의 핵심가치다. 동료들과 잘 지내고, 안되면 되게 하고, 불가능은 없다. 이게 모토다.
"의사들이 구조대원과 함께 헬기를 타고 밤이든 낮이든 나가서 현장에서 수술하면서 살려내야 한다. 이게 핵심가치이고 코드다."
이 교수는 온통 피로 물든 수술방과 신발을 찍은 사진 2장을 보여줬다.
그는 "힘들 때가 많고, 혼란스럽기도 하다. 피 묻은 수술방과 신발이라도 다른 각도에서 보면 다르게 보인다"면서 "우리가 하면 뭔가 조금이라도 낫게 할 수 있고, 그런 능력을 의사가 갖고 있으니까 끝까지 가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의사이기 때문에 해야 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누군가 해주지 않아. 자빠져 있다가 다 놓치거나, 끝내든가. 악으로 깡으로 있는 힘을 다해 난관을 돌파하는 동료들이 훨씬 많아. 그러니 동료보다 뒤처지면 안돼. 왜냐하면 짐이 돼."
이국종 교수의 강연은 이렇게 끝이 났다.
아주의대 밴드부 지도교수인 이국종 교수. 동아일보 사진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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