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이오크리스트가 개발 중인 지카 바이러스 치료제가 전임상 시험에 성공했고, 유럽의약품청(EMA)은 미국의 신속심사 제도처럼 유망한 신약의 출시를 앞당기는 '프라임 제도'를 도입했다.
이 같은 내용은 최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에 담겨 있다.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은 전 세계 의약품 및 보건의료 정책과 산업 트렌드를 소개하기 위한 자료로, 이 중 국내와도 밀접한 내용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일본 의약품 시장 최초 10조엔 돌파
보건산업 컨설팅업체 IMS 재팬이 최근 발간한 '2015 일본 의약품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일본의 약가 기준 의약품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6.2% 증가한 10조 5980억엔이다.
10조엔을 돌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014년에는 전년보다 0.6% 감소한 9조 9590억엔에 그친 바 있다.
시장별로는 병원급 시장과 약국 등 기타 시장이 4조엔을 넘은 가운데, 의원급 시장은 2011년 이후 4년만에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
매출 상위 의약품 1위와 4위는 모두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1위 하보니(1176억엔), 4위는 소발디(1118억엔)다.
2위는 항암제 아바스틴(1153억엔), 3위는 항혈전제 플라빅스(1142억엔)로 1천억엔을 넘은 제품은 모두 4개다.
이들 4개 제품은 2016년 4월에 있을 약가 제도 개혁(특례 확대 재산정)에 적용되는 연매출 1천억엔 이상 제품이라서 약가가 최대 50% 인하될 전망이다.
바이오크리스트, 지카 바이러스 시험약물 전임상 성공
미국 바이오크리스트는 항바이러스제 BCX4430이 전임상 단계에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 쥐의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확인, 이를 WHO에 보고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면역결핍 상태의 쥐를 대상으로 생존율에 대한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표준 용량 및 저용량의 BCX4430과 위약 및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리바비린을 투여하는 전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BCX4430 표준용량을 투여 받은 쥐 8마리 중 7마리가 28일의 연구 기간 동안 생존한 반면 저용량을 투여 받은 8마리 쥐와 비교집단의 16마리 쥐는 그 전에 모두 죽었다.
현재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 1상 안전성 및 약리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는 에볼라‧마버그‧황열 바이러스 같은 다양한 중증 병원균에 감염된 실험군의 생존율을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럽, 유망신약 신속 심사제도 도입
유럽의약품청(EMA)이 차세대 유망신약들의 개발 및 심사 절차가 빠르게 진행되도록 뒷받침하는 프라임(PRIority MEdicines, PRIME) 제도를 도입했다.
프라임 제도는 지난 2012년 미국 FDA가 채택한 혁신약 지정 제도와 유사한 내용으로, 신계열 항생제‧희귀 암‧알츠하이머 등 치료옵션이 적은 분야에서 탁월한 효능의 신약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EMA는 프라임 제도 아래 해당 약물 개발업체들이 최적의 효능‧위험성 자료를 도출할 수 있도록 일찍부터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특히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업체와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하면서 자문에 응하고, 임상시험의 피험자 참여를 중개하며 허가신청서가 제출되면 심사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시장 출시를 앞당길 계획이다.
EMA는 프라임 제도를 통해 연간 약 100건의 허가신청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국암연구소‧UCL, 암 식별 면역세포 확인방법 개발
영국암연구소와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공동 연구팀이 암을 식별하는 면역 세포를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사이언스(Science)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종양에 나타나는 공통적 분자를 찾기 위해 암 환자 수백명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결과 변이된 암을 포함한 모든 종양이 변화하지 않는 항원 형태의 특정 분자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동안 의학계에서는 암세포만을 골라 공격하는 백신 개발에 주력해 왔으나 암세포가 일정한 형태를 띠지도, 특정한 위치에 있지도 않아 개발이 난항을 거듭한 터였다.
이번 발견은 향후 의사들이 암을 나타내는 표식의 위치를 찾아낸 뒤 수십억개의 면역세포를 신체에 대량 투입하면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암의 아킬레스건을 발견한 셈"이라며 맞춤의학이 한층 발전하면서 환자의 생존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용한 새로운 암치료법은 2년 정도 지나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가능할 전망이다.
요코하마시립대 "메트포민, 대장암 예방효과"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연구팀이 당뇨병 치료제로 많이 쓰이는 메트포민이 대장암 예방 효과가 있다고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지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메트포민을 복용한 환자의 암 발생률이 낮다는 보고에 주목, 동물실험을 통해 메트포민에 대장암을 억제하는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대장 용종을 절제한 환자 151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1년 후 용종재발률이 메트포민을 복용한 집단은 32%, 위약을 복용한 집단은 52%로 메트포민 집단이 훨씬 낮았으며 이 과정에서 중증 부작용은 없었다.
현재 대장 용종 재발률을 낮추는 약물로는 아스피린이 널리 사용되지만 소화관 출혈 등 위험이 있어 예방법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연구팀은 "메트포민은 부작용이 적고 가격도 저렴해 대장암 예방약의 필요조건을 충족시킨다"고 강조한 뒤 추가실험을 통해 보다 정확한 효과를 검증한다는 계획이다.
화이자 등 3개 제약사, 난소암 항암제 연구 제휴
미국 화이자와 베라스템 및 독일 머크가 진행성 난소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항암제 연구제휴를 체결했다.
이들 업체는 항PD-L1 IgG1 단일항클론체인 화이자와 머크의 아벨루맙과 FAK 억제제인 베라스템의 VS-6063(Defactinib)으로 구성된 병용요법을 평가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화이자와 머크는 미국 FDA로부터 희귀 피부암에 대한 획기적 치료제로 지정받은 아벨루맙을 제품으로 개발하기 위해 시도하고 있다.
시험약 VS-6063은 안전성과 효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최근 연구에 의하면 다른 면역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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