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인슐린의존성당뇨병 혹은 소아당뇨병으로 불리는 제1형 당뇨병이 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의생명과학과 명승권(가정의학과 전문의) 교수팀은 동 대학원의 무킷 소나(Mukete F. Sona) 대학원생과 함께 연구를 실시하고 이와 같은 내용을 18일 공개했다.
당뇨병은 제1형과 제2형으로 구분되는데, 제1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을 거의 생산하지 못하는 만성질환이다. 제2형 당뇨병이 유방암, 대장암, 간암, 췌장암 등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전체 당뇨병 환자의 3% 정도를 차지하는 제1형 당뇨병과 암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하고, 개별연구마다 결과가 달라 이번 연구를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먼저 1997년부터 2016년까지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제1형 당뇨병과 암의 위험성에 대한 관련성을 알아본 15건의 관찰역학연구를 종합한 메타분석을 실시했다.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의 문헌검색을 통해 최종적으로 11편의 논문으로부터 15건의 관찰역학연구(2편의 환자-대조군와 13편의 코호트연구)를 메타 분석했다. 그 결과 제1형 당뇨병이 있는 경우 암의 위험성이 약 30% 높았다.
암종별 메타분석에서는 제1형 당뇨병은 위암, 폐암, 췌장암, 간암, 난소암 및 신장암의 위험성을 높였다. 반대로 유방암의 위험성은 오히려 낮추는 것(상대위험도, 0.91; 95% 신뢰구간, 0.86-0.95; 9건의 코호트연구)으로 나타났다.
명승권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제1형 당뇨병은 위암, 폐암, 췌장암, 간암, 난소암, 신장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제1형 당뇨병 환자의 치료를 위한 인슐린의 투여나 인슐린 유사물질, 인슐린 유사성장인자-1(IGF-1)과 같은 물질의 돌연변이 유발효과로 인해 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것이 가능한 발암기전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목할 만한 것은 기존의 메타분석에서는 제2형 당뇨병이 유방암의 위험성을 20-27% 높이는 것으로 나온 반면,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유방암의 위험성을 오히려 9% 정도 낮춘다는 것"이라며 "제2형 당뇨병의 경우 주로 폐경 후 여성인 반면, 제1형 당뇨병의 경우 좀 더 낮은 연령에서 발병한다. 그러나 인슐린과 여성호르몬의 상호작용에 기인해 유방암에 대한 예방적 효과가 나타난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현재로서는 그 기전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결론적으로는 제1형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제2형 당뇨병과 마찬가지로 암의 예방과 조기검진에 신경 써야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국립암연구소저널(JNCI)의 자매지이자 SCI-E 국제학술지인 Japanes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4월 9일자 온라인 발표됐다.
한편,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무킷 소나 석사는 카메룬 출신으로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에서 대학원 재학 당시 '체계적 문헌고찰과 메타분석의 원리'라는 수업에 참여하면서 명승권 교수의 지도 하에 메타분석 연구를 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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