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BMS제약의 '닥순'을 시작으로 경구용 C형 간염 완치 시대가 개막했다.
BMS는 12일 경구용 C형 간염 치료제 '다클린자(성분명 : daclatasvir)'와 '순베프라(asunaprevir)' 병용요법의 국내 발매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다클린자+순베프라는 긴 이름 때문에 의료진들에게 '닥순'이라는 줄임말로 불린다.
'닥순'은 주사제(인터페론)에 의존했던 C형 간염 치료에서 먹는 약으로 치료하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알리는 약물이다.
바이러스에 직접 작용하는 DAA 제제(Direct-Acting Antiviral)의 1세대는 보세프리비르와 텔라프레비르지만, 이들은 기존 인터페론+리바비린과 병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다클린자(NS5A 복제 복합체 억제제)와 순베프라(NS3/4A 프로테아제 억제제)는 단독으로도 더 뛰어난 효과를 낸다는 점에서 획기적이다.
특히 부작용 때문에 인터페론을 쓰지 못하던 환자에게 의미가 남다르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전대원 교수는 "인터페론은 고령, 간경변 환자, 무반응 환자에게 쓰기 어렵다"면서 "경구용 치료제의 등장으로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부분을 많이 해결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닥순은 한국과 대만 등 18개국 645명의 유전자형 1b형 C형간염 환자 대상 3상 임상시험(HALLMARK-DUAL)에서 효과를 확인했다.
24주간 치료했을 때 SVR12(치료 종료 후 12주째 지속되는 바이러스 반응률)이 90%에 달한 것.
기존 치료에 무반응군, 불내약성 혹은 부적합군에서도 SVR12가 82%로 높았다.
이와 함께 최근 열린 아태간학회(APASL)에서는 한국인과 대만인 환자만 따로 연구한 하위분석 데이터를 발표했는데, 한국 환자들의 다클린자와 순베프라 병용치료에 대한 SVR12율은 치료 무경험군에서 9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재원 교수는 "치료 24주 후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으면 재발 확률이 0.8% 밖에 안된다. 이럴 때 의학적으로 완치라고 판단하며 닥순은 최초의 경구용 완치 치료제"라고 강조했다.
길리어드-애브비 연이어 출시
닥순을 시작으로 경구용 완치 치료제들은 계속 출시될 예정이다.
가장 기대를 많이 받았던 길리어드의 '소발디'와 '하보니'는 이르면 10월 국내 허가 예정.
애브비는 유전자 1형 3DAA 제제 경구요법(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리토나비르와 다사부비르)의 미국 허가를 받고 국내 임상에 돌입했다.
특히 '소발디'는 '닥순'이 치료할 수 없는 유전자 2a형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어, 국내 많은 환자들이 기다리고 있다.
국내 환자의 절반은 유전자 1b형, 나머지 절반은 2a형이다.
또 '닥순' 사용으로도 치료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는 '하보니'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대한간학회 안상훈 홍보이사(연세의대 신촌세브란스병원)는 "약제 내성 변이를 검사하면 SVR이 96%까지 나온다. 나머지 4%는 내성 변이와 상관없이 치료되지 않는데 내성 환자에게는 '하보니'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닥순의 치료비는 24주에 863만 8896원으로 예상보다 매우 저렴한 가격이다.
환자들은 약 259만원의 본인부담금(30%)만 부담하면 된다.
안 이사는 "1000만원 미만의 약가는 상상하지 못했다. 환자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는 것과, 인터페론을 대체할 수 있는 첫 약물이라는 점에서 닥순의 의미는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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