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츠는 2010년 말 한국에 공식 진출, 아직 국내 역사가 짧지만 꽤 인지도 높은 제품들을 국내사에 판권 이전을 통해 선보인 바 있는 알토란 같은 제약사다.
제품 면면을 보면 유명한 품목이 적지 않다. 발모제 '판시딜'의 오리지널 품목인 '판토가(판매 후파르마)', 간해독제 '헤파멜즈(판매 한화제약)', 흉터치료제 '콘투락투벡스겔(판매 후파르마)' 등의 일반의약품이 멀츠의 제품이다.
무엇보다 피부미용 전문답게, 에스테틱 기업 중에서도 넓은 제품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복합단백질을 제거한 보툴리눔 톡신 '제오민', 특허받은 CPM 기술의 히알루론산 필러 '벨로테로', 오리지널 칼슘 필러 '래디어스', 만니톨 성분이 함유된 히알루론산 필러 '글라이톤'과 최근 인수한 피부탄력 시술 초음파 기기 '울쎄라'가 그렇다.
아직 국내 진출 역사가 짧아 'MERZ(멀츠)'를 '메르츠'로 부르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진 않지만, 적어도 에스테틱 파이프라인에 있어서는 눈여겨 볼 회사임에 분명하다.
멀츠코리아 김연희 마케팅 상무를 만나 멀츠의 제품과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 멀츠가 한국에 진출한지 6년째에 접어들었습니다. 지난 해 입사 후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인지도가 낮아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마케팅적으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제품에 대한 일반인의 인지도가 거의 전무했다는 점이예요. 멀츠가 전문 에스테틱 회사를 지향하는 만큼 소비자 인지도가 중요한데, 온라인상에서 조금이나마 회자된 것은 2011년 SES의 유진씨를 모델로 했던 칼슘필러 '래디어스'밖에 없더군요.
회사에서 가장 주력하는 '제오민'의 경우 의사 선생님들은 모두 알고 있었지만, 소비자 인지도가 너무 낮았습니다. 2014년 9월에 새롭게 런칭한 '벨로테로'도 마찬가지였구요.
-. 아직 의사들의 인지도도 높지 않은 것 같아요. 인지도 확대를 위한 계획이 있나요?
소비자 10명 중 8명은 의사에 권유에 의해 제품을 결정한다는 온라인 조사 결과가 있죠. 필러 시장에서 제일 인지도가 높은 제품도 소비자 인지도 30%를 넘지 못했어요.
의사 선생님들이 멀츠 제품을 기억해주고, 좋게 평가해주는 것이 최우선인 이유입니다. 그 만큼 최대한 많은 의사들이 우리 제품을 직·간접적으로 접하도록 하는 데 주력하고 있어요.
그 예로, 한 달에 한번씩 온라인에서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 MOA(Merz On Air)를 통해 제품 시술을 공부할 수 있게 도왔고, 피부과 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소그룹 워크샵도 이달부터 진행하고 있어요. 의원으로 인가받은 멀츠의원에 의사들을 초청, 다른 의사의 시술을 직접 볼 수 있는 자리를 주기적으로 마련할 예정입니다.
의사에게 올바른 정보와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면 멀츠 인지도가 올라갈 것으로 생각했고, 실제로 효과가 있었어요. 이젠 멀츠를 모르는 선생님은 안 계실 거예요.
-. 많은 에스테틱 제품 중 멀츠 제품만의 차별화된 점이 있다면?
멀츠는 매년 매출의 20%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만큼 그 제품도 과학적입니다.
대표 품목인 '제오민'의 경우 현재 판매되고 있는 모든 보툴리눔 톡신 중 유일하게 복합단백질을 제거한 제품이예요. 보툴리눔 톡신은 말 그대로 독성을 가지고 있는 물질이라, 이 독성 물질이 근육에 아주 소량 주사되었을 때, 근육을 부분적으로 마비시키면서 여러 가지 미용 효과를 낼 수 있어요.
그런데 톡신 자체가 외부 물질이다보니, 체내에 주사가 되면 항원항체 반응이 생길 수 있습니다. 체내에 톡신에 대한 항체가 한 번 생기면, 톡신을 맞아도 더 이상 효과가 없어요.
이러한 점에 착안해 탄생한 것이 제오민입니다. 항원항체 반응은 모든 이물질에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물질을 줄여주면 항체 항원 반응이 생길 확률이 줄어들거든요. 그래서 기존의 보톨리눔 톡신에서 치료적인 역할을 하지 않는 복합 단백질을 제거한 제오민을 개발한 것입니다.
복합단백질을 제거했기 때문에 항체 발생으로 인한 내성이 생길 확률을 줄여주는 것이지요.
-. 현재 주력 제품인 히알루론산 필러 '벨로테로'는 어떤가요?
'벨로테로'도 차별점이 뚜렷하죠. 다양한 필러 중 바이파직(Biphasic)과 모노파직(monophasic)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는 필러이기 때문이예요.
제가 마케터라 기술을 자세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바이파직은 얼음큐브, 모노파직은 얼음슬러쉬라고 생각하면 돼요.
벨로테로는 CPM(Cohesive Polydensified Matrix) 공법으로 만들어져 우선 얼음을 슬러쉬처럼 잘게 나눈 뒤, 다시 그 조각들을 덩이덩이로 잘 엮어 한 필러 안에 큰 덩어리들과 작은 덩어리들이 같이 공존하는, 유일한 다밀도 필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다밀도이기 때문에 밀도가 낮은 부분이 피부 사이사이를 채워주고, 밀도가 높은 부분이 피부를 지탱해주는 두 가지 기능이 있는 것이죠.
-. 저가 제품 위주의 에스테틱 시장에서 멀츠 제품은 고가라는 인식이 큽니다.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고수할 계획인가요?
절대적으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멀츠는 가격으로는 승부할 수 없습니다.
제오민의 경우 단백질을 분리해야 하는 과정, 톡신 배양 과정이 꽤 오래 걸리고 많은 비용이 들어갑니다. 가격을 내리고 싶어도 내릴 수가 없어요.
하지만 프리미엄에 대한 소비자 욕구는 항상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제오민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느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죠. 보톨리눔 톡신 최저가가 5만원이죠. 가격만이 경쟁력이라면 제오민의 점유율이 줄어야 하는데 오히려 증가한다는 것은 프리미엄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겁니다.
-. 신제품 계획이 궁금합니다.
내년에는 히알루론산 필러인 '벨로테로 볼륨'과 모든 제형의 리도케인 버전을 출시(2월)할 예정입니다.
볼륨감소로 인한 주름개선제형 필러는 필러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중요한 제형이예요. 저희 벨로테로 볼륨 리도는 CPM공법으로 만들어져 유일하게 한 필러 안에 다밀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러한 다밀도 구조가 있기 때문에 얼굴 깊이 꺼진 부위를 탱탱하게 받쳐주면서도, 피부에 착 달라붙어서 시술 후에 불편함 없이 자연스러운 미소를 지을 수 있도록 하는 최적의 볼류마이징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볼륨 이외에도 벨로테로의 모든 라인에 리도케인 버전을 출시해요. 리도케인은 국소마취제로 필러를 시술할 때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한 시린지 안에 필러와 마취제가 같이 들어있어서, 통증의 부담에서 벗어나 시술을 받으실 수 있는 편리함이 가중 될 것입니다.
-. 최근 종근당과 약국용 피부개선 화장품 '메더마'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했더군요. 체결 배경과 앞으로도 국내제약사와 협약을 추진할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미용치료시장에 집중하고자 올해 10월 처음으로 '메더마'를 통해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현재 멀츠에는 약국을 담당하는 파트가 없기 때문에, 그 동안 약국에서 좋은 비즈니스를 보여준 종근당과 협약을 맺었습니다. 종근당은 워낙 한국에서 다양한 제품을 가지고 있는 든든한 파트너인 만큼, 메더마가 잘 정착하면 향후 더 많은 제휴의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멀츠는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예요. 유럽에서 이미 판매되고 있는 다양한 제품들이 있고, 제품별 시장 공략도 직접 판매 방법을 고집하기보다는 각 제품에 맞는 가장 이상적인 방안을 찾아 진행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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