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효과 향상·비용효과성 인정 시 급여화 고려...확진검사는 선별적 보험 급여 고려해야”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병리학 분야 AI 관련 기술을 사용해 치료 효과가 향상되거나 비용 효과성이 인정될 경우 보험 급여를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한 보험 급여 적용의 효과성 검토를 위한 4단계 분류 기준과 별도 행위 적용·신설, 검사 행위별 가산료 등 급여 보상 방안도 구체화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대한병리학회에 의뢰해 진행한 ‘AI 기반 의료기술(병리학 분야)의 급여 평가 가이드라인 마련 연구’ 보고서를 11일 공개했다.
진단업무 효율·진단 정확도 향상 등 4단계 기준 제시
연구팀은 보험 급여 적용 효과성 검토를 위한 분류·근거 자료로 4가지 단계를 제시했다. 이는 의료적 중대성, 치료 효과성, 비용 효과성, 환자의 비용부담 정도·사회적 편익 등을 고려한 것으로 영상의학과에서 제시한 수준을 재해석한 결과다.
‘Level 1’은 진단업무 효율 향상을 기준으로 TAT(Turnaround Time) 감소를 입증 가치로 제시했다. ‘Level 2’는 진단 정확도 향상을 기준으로 진단 오류 감소, 진단 일치도 증가를 구체화했다.
‘Level 3’은 치료 효과 향상을 근거로 동반 진단 평가기준, 치료 지침 기준을 살피고자 했다. ‘Level 4’는 비용 효과성을 기준으로 검사 대체 효과를 입증 가치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별도 행위 적용·신설, 검사 행위별 가산료 세분화 등 급여 보상 방안에 대해서도 분석했다. 우선 연구팀은 신의료기술 평가를 받은 경우에는 기존 기술로는 평가할 수 없는 결과이므로 별도 행위 신설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신의료기술 평가 후 급여 또는 비급여를 적용한 보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형태계측검사에 계량적 판독 기능을 가진 AI 관련 기술이 기존 기술로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행위조정 또는 재분류를 통해 세분화된 수가·상대가치점수 산정이 필요하다”며 “세분화된 새로운 기술이 개발될 경우 혁신의료기술 또는 신의료기술 평가의 기준을 참고해 병리검사의 특성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계측 병리 이외의 분류적 평가는 기존 기술에 속하기 때문에 임상적 중요도에 따른 수가 보상을 위해서 별도 가산료 항목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연구팀은 “임상적 중요도에 따라 선별 적용이 필요하다. 수술장 동결 검사와 같이 오진으로 인한 위험이 높은 경우나 병리 검사를 할 때 판독 권고 혹은 필수 사항의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며 “선별 항목이 복잡하고 복수 적용의 경우 등을 고려해 적용 방식에 대한 범위, 횟수 등에 대한 사전 정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분류 판독에 대한 별도 행위 신설을 고려할 때는 수행하는 기능의 종류나 개수를 고려한 세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연구팀은 검사 비용의 일정 부분을 정도 관리 비용으로 보상하는 간접 보상 방안도 제시했다.
“급여 여부 판정은 소규모 연구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 효과 평가해야”
연구팀은 급여 여부 판정은 소규모 연구보다는 지속적이고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 효과를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치료 방식이 변하거나 기준이 변할 수 있으므로 현실 변화를 반영해 재평가 받을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AI 관련 기술을 사용해 치료 효과가 향상되거나 다른 검사를 대체할 수 있는 비용 효과성이 인정될 경우 보험 급여를 고려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다만, 연구팀은 “확진 검사라는 병리 검사 특성상 ‘오진율 감소 효과가 확인된 진단 정확도 향상’은 환자 치료비용과 안전성에 미치는 임상적 중요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보험 급여를 고려해야 한다”며 “이는 외부 기관, 다기관을 대상으로 기기의 정확도가 입증돼 오류 감소 효과가 확인됐을 경우에 한정한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진단 검사의 특성상 치료 효과성 분석이나 비용 효과의 직접 효과성을 증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임상적 유효성 지표로 병리 학회나 관련 임상 학회에서 증거 수준에 따라 결정한 판독 지침 권고 사항에 해당할 경우 해당 기능을 보조하는 AI 관련 기술의 경우 추가 보상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연구팀은 세계적으로 병리검사의 경우 기존의 유리 슬라이드 판독에서 디지털 병리로 변화하고 있지만 국내의 경우 디지털화에 대한 초기 비용 부담 주체에 대한 논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디지털화 되지 못한 진료 환경에서 소프트웨어의 사용으로 인한 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근거 자료가 부족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연구팀은 “단순한 AI 소프트웨어 사용을 위한 디지털 병리의 도입보다는 자료 공유를 통한 양질의 판독 수준 확보, 불필요한 검체 낭비·중복 검사 예방, 검사실 업무의 자동화를 통한 환자 안전성 확보라는 다양한 측면에서 디지털 병리 도입을 고려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단일화돼 있는 기존 행위 분류·기준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한 가지 기능을 수행하는 수준의 AI 소프트웨어가 복합적인 결과를 도출하는 수준으로 발전할 경우를 고려해 사용 수준별 혹은 횟수별 차등 적용할 수 있는 세분화가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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