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1.20 11:19

전세계는 줄었는데…'백신·가계빚'이 韓 팬데믹 불확실성 키웠다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세계 불확실성이 지난해 3분기에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불확실성은 이 기간 오히려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영국·독일 등 주요 선진국보다 백신 확보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데다 가계부채와 한계기업 급증이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소로 꼽힌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9일(현지시간) 전 세계 143개국을 대상으로 조사·발표한 ‘세계 팬데믹 불확실성지수(WPUI)’는 지난해 4분기에 15.43으로, 직전분기(24.11) 대비 8.68포인트 하락했다. 아직까진 에볼라 바이러스가 번질 때의 약 24배,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 유행 당시의 3.5배 수준으로 불확실성의 절대 수준은 높지만 3분기에 정점을 찍고 떨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IMF는 1996년부터 세계 불확실성지수(WUI)를 발표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정보서비스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EIU) 보고서 내용을 텍스트마이닝 방식으로 분석한 후 지수화해 공표한다. WPUI는 코로나19 사태를 반영한 WUI의 하위 개념 지수로, 국가별 감염병 불확실성이 얼마나 큰지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 반면 지난해 2~3분기 내내 제로(0) 수준을 나타내던 한국의 불확실성은 오히려 4분기에 반등했다. 한국의 WPUI는 지난해 1분기에 8.71로 높은 수치를 나타낸 뒤 2~3분기에는 0.00을 기록했고, 4분기에 2.40으로 반등했다. 독일 WPUI가 3분기 24.09에서 4분기에 4.46으로 뚝 떨어졌고, 미국의 경우 같은 기간 7.34에서 7.27로 하락한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잡히는 가운데에도 한국의 불확실성이 커진 이유로는 선진국 대비 느린 코로나19 백신 확보 속도, 과도한 부채,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점 등이 꼽힌다. IMF가 지수를 추정하는 바탕이 된 EIU는 한국을 포함, 아시아 국가들의 백신 확보 속도가 느려 2022년까지 백신으로 인한 긍정적 경제효과를 보지 못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또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입했는데, 한계기업(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기업)은 늘고 있는 현상도 우려된다고 전했다.
한국의 금융시스템에 대해선 "부실대출 비중이 적어 은행위험은 낮다"면서도 "가계부채가 급격히 늘고 부동산시장이 급등하는 것은 하방 리스크를 키우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88조8000억원으로 1년 새 100조5000억원 급증했다. 2004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 증가폭이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생활자금도 있지만,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기 위해 빚을 낸 경우도 많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대출을 일으켜 투자한 경우 시장이 출렁이면 그만큼 타격도 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기본 리스크인 북·미, 미·중 관계 역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한편 IMF는 이번 분석에서 전 세계 불확실성을 키우는 국가들로 미국과 영국을 꼽았다. 아시아 일부 국가들에 대해선 중국이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IMF는 "미국은 역사적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을 키우는 데 23%가량 기여했고, 영국의 경우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슈가 커지면서 지난 4년간 11%가량 세계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