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5.17 18:18

尹정부 첫 최저임금 전체회의…'인상폭·차등적용' 놓고 격돌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기 위한 노사간 논의가 17일 본격화됐다. 노사 양측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폭과 업종별 차등적용 등을 두고 팽팽히 맞섰다.
고용노동부 산하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고용노동부 정부세종청사 전원회의실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2차 전원회의를 열었다.
비공개로 진행되는 회의에 앞서 사용자·근로자·공익위원 대표들은 모두발언을 통해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류기정 사용자위원(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은 "코로나19가 가져온 경제적 충격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가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기업들은 생산자물가가 소비자물가보다 2배 올라 산업 현장에서 회복 지체 현상으로 걱정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5년간 누적 물가는 8.2% 올랐지만 최저임금은 42%가 올라 충격이 남아 있다"며 "최저임금이 안정됐으면 한다"고 했다.
이태희 사용자위원(중소기업중앙회 스마트일자리본부장)도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의 제일 큰 문제는 생산자물가가 급등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최저임금은 영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에게 절박한 문제이기 때문에 이들을 중심에 놓고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현실적으로 구분 적용 문제를 성의를 갖고 심도 있게 논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동호 근로자위원(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지난해 삼성·현대차·LG·SK 등 국내 굴지 대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성과급 잔치와 10%에 육박하는 임금인상을 기록했다"면서 "이처럼 지금 우리나라는 소득불균형 및 양극화가 더욱 심화하고 있고, 이러한 양극화는 우리 미래를 참담하게 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한 시각 차이도 컸다.
류기정 사용자위원은 "업종별 차등적용에 대해 노동계가 원천 반대하는데 이는 법으로 보장돼 있다"며 "최저임금 수준을 감당하지 못하는 업종이 있기 때문에 여러 상황을 감안해서 심의해야 한다"말했다.
하지만 이동호 노동자위원은 "오는 6월29일이 법정 최저임금 심의 기한인 만큼 생산적인 논의를 통해 심의 기한 내 최저임금이 결정되길 기대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업종 구분과 같은 불필요한 논쟁은 걷어버리고, 최저임금 본래 목적을 확립할 수 있는 건설적인 논의가 이어지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윤택근 노동자위원(민주노총)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는 이정희 근로자위원(민주노총 정책실장)이 대독한 옥중 메시지를 통해 "최저임금에 대한 정부인사의 간섭과 개입은 최저임금위원회의 자율적인 논의를 부정하는 것이며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면서 "이러한 정부의 태도로 인해 지난 수십년간 지속된 업종별 차등적용 논란이 최근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날 생계비 분석, 최저임금 적용 효과와 실태조사 분석에 대한 전문위원회의 심사 결과를 보고받고 '2023년 적용 최저임금안 심의(안)'을 상정했다. 앞으로 최저임금액 결정단위, 최저임금의 사업의 종류별 구분 여부, 최저임금 수준 등에 대해 차기 전원회의에서 순차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또 올해는 법정 심의·의결기한 내에 최저임금안 심의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3차 전원회의는 다음달 9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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