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의 허가를 획득하면서, 셀트리온과 얀센 사이에 벌어졌던 '적응증 외삽'의 정당성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적응증 외삽(Indication Extrapolation)이란,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오리지널 제품의 A적응증에 대해서만 임상시험을 해도 오리지널이 가진 B, C, D 적응증을 같이 허가받는 것을 말한다.
국내 식약처와 유럽의약품청 등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바이오시밀러의 적응증 외삽을 인정하고 있다.
외삽하는 적응증 간 메커니즘이 유사하면서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이 잘 설계됐다면 외삽을 인정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첫 바이오시밀러 '램시마(회사: 셀트리온)'의 경우 관절염 및 척추염 관련 임상만 진행했지만, 오리지널 제품인 '레미케이드(얀센)'와 동일하게 6개 적응증 모두를 허가받았다.
삼성이 최근 허가 받은 '브렌시스'도 류마티스 관절염 관련 임상만 진행했지만, 오리지널 제품인 '엔브렐(화이자)'의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 △건선 적응증을 모두 획득했다.
그러나 정부의 허가와 별도로 산업계와 학계에선 여전히 외삽이 뜨거운 감자다.
바이오의약품 자체가 동일한 제품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한 생물의약품인데, 해당 적응증에 대한 임상 데이터 없이 외삽을 인정하는 게 정당하냐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바이오시밀러가 정말 오리지널을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다.
경희의대 이상훈 교수는 최근 오리지널사인 화이자 주최 심포지엄에서 "바이오시밀러는 분자 구조의 크기와 복잡성으로 인해 선발 제품과 바이오시밀러 제품 사이의 구조가 완벽히 동일할 수는 없으며, 제한적인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승인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 때문에 현재 글로벌에서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해 적응증 외삽,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대체 가능성 등이 주요 이슈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적응증 외삽을 비롯한 바이오시밀러의 동등성은 전세계적으로 이미 결론이 난 명제이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게 바이오시밀러 회사 측의 설명이다.
'브렌시스' 판매사인 한국MSD 의학부 김진주 이사는 "대부분의 국가는 적응증 외삽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유독 캐나다에서 '램시마'의 장질환 관련 적응증 외삽을 제한했던 것은 면역원성 평가에 대한 해석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각 의약품의 데이터에 따라 허가 내용이 달라지는 것일 뿐, 외삽 논란은 없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바이오의약품은 오리지널이라 할지라도 매번 100% 동등하다고 말할 수 없는 의약품"이라며 "생산 과정에서 다양성이 생길 수 있으며, 실제로 많은 오리지널이 허가 이후 변경사항이 있었다"고 말했다.
생물의약품은 일반적으로 분자량이 크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단백질이므로 그 구조와 활성은 세포주의 종류와 제조 방법, 변경에 민감하다.
동일한 제조자가 동일한 제품을 제조할 때 조차도 제조방법이 변경된다면 동일한 제품이 생산되는 것을 보장할 수 없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 제품과 얼마나 동등한지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한 의약품 이므로 자료가 그 동등성을 증명한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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