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위암수술이 가능한 외과 전임의들이 1년에 10명도 배출되지 않는다."
서울아산병원 간호사 사망 사건을 계기로 필수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위암수술 의사들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위암학회는 2일 대한위암학회 국제학술대회 'KINGCA WEEK 2022'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위암수술 위기는 예견돼 있었다. 외과 전공의 지원율이 꾸준히 하락해 최근 3년제 전환을 진행했지만 반등하지 못한 것이다. 2022년 외과 전공의 지원율은 60%대까지 추락했다.
외과 중에서도 위암수술이 가능한 전문의 품귀현상도 심각하다. 대한위암학회에 따르면 위암수술이 가능한 전임의는 한해 10명도 배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위암학회 이혁준 학술이사(서울대병원 외과)는 "전임의 부족 현상이 매우 심각하다. 1년에 5~10명 정도의 전임의만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외과를 지원하는 전공의 수 자체도 적은데 그 중에서도 위장관외과를 전공하는 전임의가 없다보니 조만간 의사가 없어 수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이사장(아주대병원장)은 "우선 전공의 정원을 다 채우는 병원 자체가 거의 없다. 매년 50~60% 정도만 외과에 지원하고 있다"며 "3년제로 변환한 뒤 전공의 지원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큰 변화가 없었다"고 전했다.
학회는 위암 관련 수가가 지나치게 낮게 책정돼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우리나라 위암 5년 생존율은 77%로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 수준이다. 일본이 60.3%, 미국 33.1%, 영국 20.7% 순이다. 그러나 너무 낮은 수가로 인해 위암수술을 시행할 의사가 점점 줄고 있다는 게 현장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 학술이사는 "위암수술은 굉장히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 그럼에도 수가가 너무 싸게 책정돼 있다"며 "정부에서 복강경 수가를 높인다고 해도 수술에 대한 수가 일괄적용이 이뤄지면서 난이도가 높은 수술은 오히려 상대적으로 수가가 떨어지게 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대학병원에서 주로하고 있는 고난이도 위암수술 등 수술은 오히려 수가가 떨어졌다. 수술별로 수가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학문수준은 높아지고 있는데 수가가 애매해지면서 실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국민만 힘든 상황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한상욱 이사장도 "수가가 좋지 않다 보니 위암수술을 하는 의사들에 대한 보수도 좋지 못하다. 그러다 보니 젊은 층과 위장관외과가 맞지 않다는 분위기도 형성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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