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6.19 08:49최종 업데이트 20.06.19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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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 의대정원 확대에 총파업까지 검토..."수준 낮은 교육으로 질 낮은 의료 양산하겠다는 것"

조승현 의대협 회장 "공공의료 정의도 불분명한데 공공의료 확충 목적? 의대생들 교육권만 침해"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고질적인 의료문제는 그대로 둔 채 의대생 수를 늘리기 위해 의과대학만 신설한다면 교육의 질을 장담하기 어렵다. 의대생들의 교육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조승현 회장은 18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공공의료 확대 기조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의대생 입장에서 의대교육의 질을 고려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의대생 정원을 늘리고 공공의대를 확충한다면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학생들의 교육권이 침해될 것이라는 것이다.
 
조 회장은 한국의 특성상 국내 모든 의사가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고 해석했다. 그럼에도 정부가 공공의료에 대해 잘못 정의함으로 인해 관련 정책이 애초에 잘못 설정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의대협은 전국 의대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다음 해결방안 모색을 위한 공청회를 진행하고, 총파업까지 할 정도로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지적하기로 했다.
 
조 회장은 "기피과와 의료취약지 등 고질적 의료환경이 해결되지 않는 상황에서 의대만 짓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조승현 회장

Q.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증설 등 정부 정책 기조에 대한 의대생들 입장은?
 
결과부터 말하자면 매우 부정적이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약 2만의 회원 중 20%가 넘는 4058명이 참여한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 단 3%의 학생만이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11%의 학생만이 의사 수가 모자라다고 응답했다. 즉, 전체 응답자의 절대 다수 학생들은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을 통해 공공의료 인력을 양성할 수 없다고 보고 있었다.
 
특히 공공의대 설립에 찬성하더라도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공공의료 취약 지역 혹은 기피 전공 분야 근무 의무화와 기존 의과대학과 차별되는 별도의 공공의료 교육, 적절한 교육 인력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
 
또한 관련 분야 수가의 개선과 신설, 공공의료 분야에 정부 투자가 확대를 통해 공공의료 인력을 확보해야한다고 응답한 수도 많았다.
 
현재 의과대학 정원을 유지하거나, 줄여야 한다고 응답한 97% (3941명)의 의대생 중 약 97% (3807명)의 학생들은 현재 상황에서 의과대학 정원을 늘린다면 의료 인력의 질 저하, 필수 의료에 대한 기피 증가, 의학 교육의 질 하락이 따를 것이라고 응답했다.
 
Q. 의대 입학 증원에 대한 의대생 대표로서의 입장은?
 
의과대학은 교육기관이다. 최근 몇 년 간 의과대학 인증 평가의 기준은 더더욱 높아졌다. 이로 인해 6년 인증을 받은 학교들이 이전에 비해 대폭 축소된 상황이다. 인증 평가에서 조건부 인증(2년 인증)이나 불인증을 받는 학교도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나라의 의학 교육은 미국이나 유럽의 전통 있는 의과대학에 비해 여전히 부족하다. 기존 의과대학의 교육도 여전히 더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의 교육을 도외시하는 이번 정책은 반대할 수밖에 없다. 작게는 많은 의대생들의 교육권을, 크게는 나라 전체의 건강권을 침해하는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이유든 간에 현재 상황에서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증원에 반대한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지금도 많은 의과대학에서 교육 인력과 실습 시설, 해부 실습용 카데바 등 교육 자원들을 구비하기 어려워하는 상황이다.
 
특정 과목의 교수 인력이 모자라 일반의(GP)를 세우고, 수십명의 임상 교수가 모자라 임용 공고를 내는 학교도 있다. 특히 지방의 학교일수록 이런 상황은 더 심각하다. 안타깝지만 서남의대 사태를 통해 우리는 아직 교육 자원에 여력이 남아있지 않음을 확인했다.
 
Q. 현 상황에서 의과대학이 새로 신설하거나 의대생 수를 늘린다면 어떤 결과가 예상되는지?
 
현재 상황에서 새로운 의과대학을 신설한다면, 당연히 기존 의과대학들보다 교육 자원들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 학생들의 교육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이며 불완전하게 교육받은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아야 하는 환자들의 건강권은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 의문이다.
 
이미 있는 의과대학의 정원을 증원하는 방향 역시 마찬가지이다. 학생 1인당 전임교원 수, 병원에서의 환자군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을 늘린다면, 기존의 학생들은 그만큼 교육의 기회를 상대적으로 박탈당하게 된다. 교수님들도 학생에게 더 신경을 쓰기 어려우며, 카데바 실습에 참여할 기회도 박탈당하게 될 것이다. 병원 실습을 진행하며 환자를 볼 기회 역시 기존보다 더욱 줄어들게 된다.
 

Q. 공공의료 확충과 관련해 기피과 문제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기피과 문제는 사실 기피과가 생기는 이유가 전공의 수 부족의 문제인지, 전문의 수 부족의 문제인지를 잘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대부분 기피과가 생기는 이유는 전문의가 되고 나서 보상이 부족하거나 전문성을 살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020년 1분기 현재 전문과목 미표시 전문의는 5866명이다. 2013년 보도자료를 참고하면 기피과로 꼽히는 외과 전문의의 50%가 개원 과목을 표시하지 않고, 산부인과 전문의의 30%가 개원 과목을 표시하지 않았다. 기피과 문제는 동시에 교육의 문제이기도 하다. 대학병원은 교육부 소속이며 동시에 교육기관이다. 피교육자인 전공의를 피교육자로 바라보지 않고 값싼 노동력으로 바라보면서 생기는 문제도 있다.
 
정부가 말하는 저소득층, 취약계층에 대한 의료를 공공의료라 한다면 전 국민 건강보험과 당연지정제를 시행하는 국가에서 모든 의사는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또한 저소득층, 취약계층은 의료급여 환자에 해당한다. 이들은 실제로 적정 가격보다 낮은 투석 정액 수가, 낮은 종별 가산 수가 적용 등으로 이미 많은 민간의 의사들이 저소득층, 취약 계층을 위해 상당 부분 희생을 하고 있다.
 
의료 취약지 문제는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한다고 해결하기 어렵다. 마찬가지로 기존의 공공병원 역시 상당수 대도시나 그 인접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병원들이 의료 취약지 진료를 더 잘 하고 있다고 주장하기 어렵다. 거주지 이전의 자유, 직업 선택의 자유 등을 고려할 때 의료 취약지 문제가 정원 확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 고려해봐야 한다.
 
Q. 공공의료 확충과 관련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가 의과대학 정원 확대의 표면적 이유로 내세우는 공공의료 확대 기조 자체가 잘 이해되지 않는다. 어떤 것이 공공의료이며, 왜 공공의료가 부족하다고 주장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현재 정부는 대한민국이 잘 대처를 하고 있다고 자체 평가를 하고 있다. 국민 1000명당 의사 수가 대한민국(2.3명)보다 훨씬 많은 스웨덴, 러시아(각 4.0명), 이탈리아, 스페인 (각 3.9명)에서 코로나19 감염자 수나 사망자 수는 더 많다. 또한 공공의료나 무상의료로 유명한 유럽, 영국의 많은 국가들 역시 코로나로 더욱 고통받았던 걸 생각하면 감염병은 숫자의 문제도, 공공의료의 문제도 아님을 알 수 있다.
 
Q. 현 정부 정책의 대안은 무엇인가?
 
공공의료 취약지역과 기피과 전공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이를 위한 적절한 교육과 의학교육 자원 확보가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한다. 또한 결정적으로 공공의료를 활성화하면 교육부터 바뀌어야 한다. 현재는 공공의료에 대한 정의도 확실하지 않은 데다가 여러 단체들과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독단적으로 공공의대를 설립한다면 교수 임용 등에 차질이 생기는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요즘 의학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는 환자 중심 의료와 환자 중심 의학 교육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공공의료에 관련된 내용들, 감염병의 전파, 생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많은 질병들, 의료 취약지와 취약 계층들의 진료 등은 단순히 학교에서 글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의료뿐만 아니라 세상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실제 환자를 만나면서 배우는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더 합당하다. 반대로 이 같은 교육을 공공의대 설립을 통해 해결한다는 생각은 수준 낮은 교육을 통해 더 질 낮은 의료를 양산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해석되지 않는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4차 산업혁명시대, 기자(記者)의 '올바른 역할'을 고민하고 '가치있는 글'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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