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24 06:14최종 업데이트 23.05.24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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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계 필수의료 인력 공백 해소하려면 '형사면책' 필요…"구체적 범주화로 입법 추진해야"

'의료과실 처벌 두려움'으로 외과계 필수의료 기피…사전 형사면책 되는 상황 명확히 규정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사람의 목숨과 직결된 외과계 필수의료가 의료 소송의 불안감 등으로 의사들의 기피 대상이 된 가운데 외과계 필수의료행위 중 형사면책을 도입해야 할 상황을 구체적으로 범주화해 입법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일찍이 365일 외과계 수술만 하는 전담병원을 설립하자는 주장을 내세웠던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김필수 부회장(본플러스 의료재단 이사장)은 외과계 필수병원 인력난 해소를 위해서는 응급 필수 상황에서 형사면책 입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3일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김필수 부회장이 대한의료법학회 '의료법학' 제24권 제1호에 '형사면책이 필요한 외과계 필수의료행위의 범주화, 외과계 필수의료 병원 인력난 해결을 위한 일환으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김 부회장은 "국내의 필수의료분야는 국내보험수가체계의 구조적 한계로 인한 운영적 한계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반면 업무강도는 매우 강해 필수의료분야의 기피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수가 문제로 인해 난이도가 높고 환경적 어려움이 있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적정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아 필수의료분야의 의료진 공백이 가속화 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대학병원 및 상급종합병원 진료영역의 극세분화로 인해 융합적인 외과계 필수의료의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의료계는 전문분야의 극세분화로 타분야 경험 부족으로 인하여 고도로 분화해 세분화된 장기별로 치료하는 3차의료기관에서 오히려 의료사각지대가 발생해 수백 명의 외과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필수 부회장은 외과계 필수의료만을 전담하는 병원(외필의 전문병원)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일찍이 대한의사협회지에 게재한 '외과계 필수의료 전담병원 설립 제안: 필수의료 강화를 위한 시범사업'을 통해 스마트 원격의료로 부족한 인력을 보완하고, 융합적인 5인 일팀이 365일 24시간 응급당직의로 병원을 운영하는 필수의료 전담병원, SES(Smart Essential Surgeries) 설립을 제안한 바 있다.

문제는 이러한 병원을 세워도 과실로 인한 형사처벌 등의 우려가 사라지지 않는 한 외과 전문의를 구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의료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의사가 기소당한 건수는 2013년 832건, 2014년 677건, 2015년 719건, 2016년 704건, 2017년 720건, 2018년 877건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일본의 업무상과실치사상으로 인한 의사의 입건송치 건수 2013년 81건, 2014년 55건, 2015년 43건, 2016년 43건, 2017년 50건, 2018년 37건 등과 비교할 때 8~10배 많은 것으로, 의사 수와 인구수를 고려한다면 더욱 그 숫자는 더욱 많아진다.

이에 의료계는 꾸준히 필수의료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 면책을 정하는 '필수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을 요청하고 있으나 시민사회의 반발이 큰 상황이다.

김 부회장은 "형사법은 명확성이 중요한데 필수의료 범위를 어떻게 정할지, 진료행위는 어디까지로 봐야 할 지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며 "외과계 필수의료 중 형사면책이 필요한 의료행위의 범주화를 통해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며 면책이 가능한 수술영역분야와 고의/중과실 부분의 정확한 정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의사회(WMA)는 지난 2013년 4월 권고문을 통해 "의료과실을 포함해 의료행위를 형사처벌하는 것은 의료 관련 의학적 판단을 범죄화하는 것으로 결국 환자에게 손해가 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히고 "적절한 비형사적 구제조치"를 권고한 바 있다.

김 부회장은 "외과계 필수의료 형사면책 입법은 필수의료 상황에서 업무상 과실치사 의료행의의 형사법 적용의 면제범위를 명확히 인식할 수 있어 점차적으로 업무상 과실치사상죄에 대한 부담이 줄어 들어 사람을 살리는 필수의료에 대한 의료인력의 참여가 독려 될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그는 ▲골든타임 기준으로 한 수술의 분류 ▲신체부위를 중심으로 한 분류 ▲뇌신경/척추영역의 외과적필수의료행위의 범주화 ▲흉/복부등 내부장기영역(횡경막 포함)의 외과적 필수의료행위의 범주화 ▲비뇨 산부인과 영역의 외과적 필수의료행위의 범주화 ▲사지골절 등 중증외상외과 영역에서의 외과적 필수의료행위의 범주화 ▲기타의 외과적 필수의료행위 등으로 나눠 외과계 필수의료행위의 범주를 정해 형사면책이 필요한 의료행위를 규정할 것을 제안했다.

김 부회장은 "현재도 대법원까지 가면 무죄가 되는 판례가 다수이지만, 형사면책이 선행되지 않으면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를 받는다고 해도 상처뿐인 영광이 되므로 필수의료계를 떠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며 "외과계 필수의료행위 중 사전 형사면책이 되는 상황을 명확히 규정하고 입법화해, 외과계 필수의료 의사의 부족 현상을 극복해 필수의료 선진국으로 가는 법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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