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7.16 09:49최종 업데이트 23.07.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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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면했던 지난 집행부와 달리 의협 부회장 2인 탄핵 여론이 커지는 이유

탄핵 반대 명분 분명했던 40대 집행부…현 집행부는 '대화와 협력' 대정부 협상 기조에 불만 제기

대한의사협회 임시대의원총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 제41대 이필수 회장과 집행부에 대한 불신임(탄핵) 투표를 위한 임시대의원총회가 오는 23일 오후 3시로 개최가 확정됐다. 

최근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설치에 더해 이정근·이상운 부회장에 대한 탄핵 심판 여론도 덩달아 커지고 있어 대의원회 내부 민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비대위 구성안, 임총 동의서 안건 그대로 총회 상정…"안건 그대로 대의원들 민심 따르자"

의협 대의원회 운영위원회는 15일 오후 논의를 통해 임시총회 일자를 23일 오후 3시로 결정했다. 장소는 이촌동 의협회관 지하 강당이다.

운영위는 보다 많은 대의원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기 전 신속히 임총을 개최해야 한다는 다수 의견에 따라 돌아오는 주말로 임총 날짜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말이 많았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안'도 임총 동의서 안건 그대로 임총에서 대의원들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앞서 일각에선 이번 비대위 출범 목적이 구체적이지 않아 임총 안건 성립이 어렵다는 주장도 제기돼 왔다.  

비대위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은 임총 당일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운영위는 우선 비대위 설치 여부를 투표를 통해 결정한 후 최종 의결이 이뤄질 경우 비대위 목적과 권한 범위, 비대위원장 선출 방법 등 구체적인 사항은 추가적인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대의원회 박성민 의장은 "여러 의견이 많았지만 최종적으로 올라온 안건 그대로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며 "모든 안건을 상정시키고 대의원들의 뜻을 따르자는 게 이번 운영위 회의 결과"라고 말했다. 

대정부 협상 주체 바뀌지 않는 한 문제 해결 실마리 없어 

이번 임총을 바라보는 대의원회 내부 민심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비대위 설치에 더해 이정근·이상운 부회장에 대한 탄핵 심판 여론도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애초에 임총 개최 동의서가 모이기 시작할 당시만 해도 집행부에 대한 실제 탄핵 보단 비대위 정도를 만드는 선에서 끝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참석 대의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이필수 회장에 대한 탄핵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데다, 그렇다고 부회장들이 의대정원 확대 등 논의의 책임을 지고 탄핵되기엔 과하다는 주장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 전례를 봐도 집행부 탄핵은 쉽지 않다. 지난 2020년, 총파업 이후 내부 이견이 있는 상태에서 9.4의정합의를 진행한 책임을 지고 탄핵 심판대에 섰던 부회장과 이사 등 집행부 7인 모두 불신임안이 부결된 이력이 있다. 

당시 가장 많은 탄핵 찬성표를 받은 방상혁 부회장 조차 찬성 94표, 반대 104표, 기권 3표에 그쳤다. 

그러나 복수 대의원들에 따르면 이번엔 지난 집행부 탄핵 당시와 여론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20년의 경우 합의 과정에서 잡음은 있었지만 합의문 자체는 특별히 문제가 없고, 당장의 탄핵 보단 집행부가 힘을 합쳐 향후 의정합의문 감시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면서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7인 전원이 탄핵 위기를 면했다. 

반면 이번 41대 집행부의 경우엔 구체적인 탄핵 사유가 11개나 될 정도로 집행부의 대정부 협상 기조 자체가 문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필수 회장 임기 시작부터 '대화와 협력'으로 대표되는 실리협상 노선이 바뀌지 않는 이상 탄핵 말곤 문제를 해결할 뚜렷한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지난 집행부와 현 집행부 탄핵의 가장 큰 차이라는 것이다. 

A 대의원은 "2020년 당시엔 일단 의정합의가 이미 이뤄진 상태였고 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있던 것과 별개로 앞으로 집행부가 합의에 따른 감시 역할을 끝까지 해야 된다는 여론도 많았다"며 "반면 지금은 이런 식의 의정협상이 계속되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대의원들이 많다"고 말했다. 

B 대의원은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지난 집행부는 탄핵 반대 명분이 있었지만 이번엔 당장 협상 주체가 바뀌지 않는 이상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탄핵과 비대위 설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탄핵에 3분의 2 찬성이 필요한 이필수 회장을 대신해 의정협상에 대한 심판 차원에서 의료현안협의체에 참석했던 부회장 2인이 탄핵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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