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항우울제 주라놀론, 치료 효과 빠르게 시작되고 지속성 가져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 개발 중인 신경 활성 스테로이드 GABA-A 수용체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자 계열 우울증 치료제가 피보탈 3상에서 치료 2주 후 우울증 증상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지 테라퓨틱스(Sage Therapeutics)와 바이오젠(Biogen)이 2주간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항우울제 주라놀론(zuranolone, 구 SAGE-217)이 주요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WATERFALL 연구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타났다고 15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60년간 모노아민 기반 항우울제가 주요우울장애(MDD)의 만성 치료를 위한 표준 치료제로 사용돼 왔다. 이러한 치료제는 매일 투여되는 약물로,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충분한 노출과 함께 지속적인 사용이 필요하다.
주라놀론은 산우우울증과 주요우울장애 치료를 위해 개발 중인 경구용 1일 1회 2주 투여 약물이다. 신속하면서도 지속가능한 치료 옵션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분자로, 우울증 관리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WATERFALL 연구는 주요우울장애를 가진 18~64세 성인 543명에서 주라놀론 50㎎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해 수행됐다. 대상자는 스크리닝 및 투여 전 1일째 해밀턴 우울증 척도(HAMD-17) 총 점수가 24점 이상인 환자였다.
연구 결과 주라놀론 치료는 위약과 비교했을 때 15일째 우울증 증상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고 임상적으로 의미있게 개선됐음을 보여줬다. 15일째 베이스라인 대비 HAMD-17 총 점수의 최소제곱(LS) 평균 변화는 주라놀론은 -14.1, 위약은 12.3이었다.
3일과 8일, 12일째 HAMD-17 결과에서 치료 효과가 빠르게 시작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15일째 조라놀론에 반응을 보인 환자는 42일(투약 종료 후 4주)에 HAMD-17 개선의 평균 86%를 유지했다.
일반적으로 주라놀론의 내약성이 우수했고, 안전성 프로파일은 이전 임상연구와 일치했다. 주라놀론을 투여받은 환자의 90.3%, 위약군의 87.4%가 연구를 완료했다.
미국 버지니아대학교 의과대학(University of Virginia School of Medicine) 애니타 클래이튼(Anita H. Clayton) 교수는 "이번 데이터는 이 치료법이 승인을 받으면 장기적으로 효과가 유지되면서 잘 견딜 수 있는 단기 요법으로 빠르게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면서 "이를 통해 환자는 우울증과 치료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고 빠르게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 우울증은 정체성이 아니며, 향후 잘 견디고 지속해서 이점을 주는 치료법을 통해 빠르게 치료할 수 있기를 바라는 일시적인 장애다"고 설명했다.
주라놀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 치료제 지정(Breakthrough Therapy Designation)을 받았으며, 회사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FDA와 다음 단계를 논의할 계획이다. WATERFALL 연구의 전체 데이터는 향후 학술대회를 통해 공유될 예정이다.
한편 지난해 11월 바이오젠은 주라놀론을 산후우울증과 주요우울장애, 본태성떨림 및 기타 신경장애 치료제로 개발 및 상용화 하기 위해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세이지는 선급금 8억 7500만 달러와 지분 투자 6억 5000만 달러, 기타 잠재적 마일스톤 지불, 수익 공유 및 로열티로 구성된 현금 15억 25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미국에서는 바이오젠과 세이지가 공동으로 개발 및 상용화를, 일본과 대만, 한국을 제외한 미국 외 지역에서는 바이오젠이 개발 및 상용화 독점권을 가진다. 일본과 대만, 한국에서의 권리는 일본 시오노기제약(Shionogi)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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