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9.09 11:36최종 업데이트 21.09.09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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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대신 마취하려는 마취 전문간호사 주로 중소병원에서 활동…서민들에게만 피해갈 것"

김재환 마취통증의학회 이사장 "마취 전문의 6000명이나 되는데 간호사 200명이 영역 침범 중, 전공의들 격앙"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마취는 환자의 생명이 걸린 일이다. 전문간호사 자격인정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이대로 시행되면 마취 전문간호사들이 마취와 관련한 진료 업무가 가능해진다. 마취 전문간호사는 주로 인건비를 줄이려는 중소병원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대학병원에 오지 못하는 일반 서민들이 실질적 피해를 입게 된다.”

8일 저녁 보건복지부 관계자와 막 회의를 마치고 나온 대한마취통증의학회 김재환 이사장(고려대안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의 목소리에서는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개정안을 절대 통과시킬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났다.

지난 8월 초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일부개정안'이 입법예고 됐다. 전문간호사의 분야별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해 자격 제도를 활성화하고 전문의료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나왔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전문간호사들이 '의사 지도 하에'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개정안을 놓고 의료계와 간호계가 강하게 부딪히고 있는 가운데, 특히 대한마취통증의학회와 마취간호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서로에 대한 날선 비판까지 주고 받았다.

실제 이번 개정안은 마취전문간호사에 대해 의사의 지도 하에 시행하는 처치, 주사 등 그 밖에 이에 준하는 마취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김재환 이사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논란이 국민들에겐 의사와 간호사들간 밥 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 있단 점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번 사안은 환자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라고 호소했다.

특히 대학병원과 달리 마취전문간호사들이 주로 활동하는 중소병원에서 수술을 받는 서민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이사장은 “실질적으로 대학병원에는 마취전문간호사들이 없다. 대학병원에선 이미 정도 관리가 되기 때문에 누구나 다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에게 마취를 받는다”며 “마취전문간호사들은 인건비를 아끼려는 중소병원들에서 주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마취 적정성 평가를 통해 환자 안전, 생명 보호에 집중하려는 마당에 이런 개정안을 시행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취간호사는 "이번 개정안은 전문간호사가 의사 지도 하에 진료에 필요한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것으로, 간호사의 단독 진료를 허용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한데 대해 김 이사장은 “그렇다면 간호사가 의사에 지도 하에 수술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간호사가 수술을 할 수 없듯이 마취도 불가능하며 대법원 판례도 정부 유권해석도 모두 이를 금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마취는 고도의 전문 지식과 기술을 요하는 고위험 의료행위로 전문간호사가 단독으로 시행할 수 없으며 간호사가 단독으로 기관내삽관, 전신마취를 시행하거나 혹은 간호사에게 위임하는 행위 역시 간호사는 무면허 의료행위, 의사는 무면허 의료행위 교사의 불법 행위로 확정했다. (대법원 2010.3.25. 선고 2008도590 판결, 국민권익위 중앙행심 2013-02267, 서울행정법원 2014.7.3 선고 2013구합53523, 부산지방법원 2015. 1. 9. 선고 2013고합140).

또한 2011년 마취통증의학회가 보건복지부에 의뢰한 마취전문간호사의 업무에 대한 행정 해석 질의에서 보건복지부는 "1977년 의료법 시행규칙의 내용과 달리 마취전문간호사라 하더라도 의료법 상 요양상의 간호 또는 진료의 보조업무를 할 수 있으므로, 의사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의사만이 할 수 있는 마취행위를 직접 할 수 없다"고 했다.

김 이사장은 “현재 마취 전문의가 6000명이며 매년 200명 가까이 배출되고 있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마취전문간호사가 200여명 정도 된다”며 “마취 전문의가 부족하지도 않은데, 200여명이 6000명의 직역을 침범하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대, 인턴, 전공의에다 군대까지 다녀오면 거의 15년 이상을 해야 마취 전문의가 될까 말까인데 전문간호사에게 마취를 할 수 있게 해주면 누가 마취통증의학과 수련을 받겠느냐”며 “실제 전공의들이 매우 격앙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끝으로 “복지부와 만남에선 원론적인 이야기만 주고 받았다”며 “9일 오후에 전국 수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과장들과 전공의들이 온라인 공청회를 가질 예정인데, 여기서 결론을 내고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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