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의대정원 확대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의대정원 확대에서 패싱당하고 오히려 의대정원 확대 논의를 위한 구색맞추기에 이용돼온 의료현안협의체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패싱 논란에 대한의사협회가 부랴부랴 의료현안협의체 재구성에 나섰지만, 이것만으로 약하다 의대정원 증원을 암묵적으로 방임해온 의협 집행부는 결자해지로 의대정원 문제를 해결할 의무가 있다.
9.4 의정합의에 따라 새로운 협의체를 출범시키든 현재의 의료현안협의체를 유지하든 상관없이 적어도 의대정원에 관해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협상력을 가진 의협회장이 직접 협상단을 이끌어 정면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에 따라 새롭게 협상을 이끌 단장은 마땅히 의협회장이어야 한다고 본다.
의료계 내부에서는 파업 재개 등 강경 발언도 고개를 들고 있는 이유다. 9.4 의정합의 파기에 따른 파업을 준비하고 이와 별도로 의정협의체 논의를 병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는 의정합의문에 '일방적 정책 추진을 강행하지 않겠다'는 조항을 정면으로 위협하고 있다. 정부는 의대정원 확대 정책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고 연말까지 의료계 의견을 수렴하되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지체하지 않겠다는 방침까지 밝혔다.
의협이 지금 상황을 중단시킬 유일한 방법으로 비대위를 구성하고 의정합의 파기에 대한 책임을 정부에 강력하게 물어야 한다. 의대정원 증원을 막기 위해서는 투쟁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보건복지부는 의과대학 정원 수요조사 결과는 아직 취합 중으로, 자료 정리를 완료해 다음주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복지부는 수요조사 및 점검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학정원을 결정한다고 했다. 대학에 증원 여력이 있는 경우 2025학년도 정원에 우선 고려하고, 증원 수요는 있으나 추가적인 교육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는 대학의 투자계획 이행 여부를 확인해 2026학년도 이후 단계적으로 증원한다는 것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 계획은 원래 필수의료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의사 수를 어느 정도까지 늘릴 것인지에 대한 의료 인력의 적정 수를 확보하는 것만 집중하고 있다. 아예 의료계를 패싱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의대정원 증원이 아닌 필수의료 환경 개선에 집중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의료 인프라를 개선하거나 의료진의 근무 환경을 개선해 의료진이 필수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 또한 건강보험 제도를 개선해 필수의료 서비스를 받는 데 필요한 비용 부담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의료 서비스 제공자와 수요자 모두가 의료 서비스의 품질과 가격에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의료 서비스의 품질이 향상되고, 의료비 부담도 줄일 수 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대한 입장은 시기와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을 바꾸려면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 관련 법률을 수정하거나 새로운 법률을 제정하려면 국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책 변경에 대한 의료계를 비롯해 관계자들과의 공론화 과정을 거쳐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정부는 의대증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의료계와 충분히 숙고해서 결정해야 한다. 정부의 빠르고 경솔한 결정은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경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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