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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계에서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제도를 신설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2000년대 초에도 노인의학 전문의제도를 만들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전문과의 이해가 갈려 흐지부지됐지만 그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노인병학회가 주관한 '노인을 위한 의료제도 개선 공청회'가 7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경희의대 최현림(노인병학회 원로위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노인의학 전문인력 양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 교수는 "2030년이 되면 노인인구 비중이 24%에 이르고, 2.7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고, 많은 노인들은 만성질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하지만 부실한 노인의학 교육으로 인해 노인환자의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어 그는 "노인의학은 점차 발전해 가고, 그 요구도 다양해지는 추세에 있지만 가장 시급한 문제는 증가하는 노인 수요에 따른 노인 전문인력의 부재"라면서 "다양한 질병에 대처 가능한 노인의학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현재 노인의학 관련 학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의사들이 대부분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등의 단과 전문의이고, 각 단과 진료과에서 노인환자 비중이 매우 커지고 있어 27번째 '전문과목'으로 '노인의학'을 만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에 최현림 교수는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제도 신설을 제안했다.
대한의학회가 수부외과, 중환자의학, 외상외과와 같이 2개 이상의 전문과목이 참여하는 세부전문의를 인정하고 있는 만큼 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 관련 전문과가 모두 참여하는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제도를 만들자는 것이다.
최 교수는 "독립된 법정 전문과목이 아니더라도 세부전문과목으로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한 때"라면서 "의료계, 정부, 국회와 언론이 합심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보건복지부도 세부전문의제도 신설에 긍정적이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과 문상준 사무관은 "전문의제도와 달리 세부전문의의 경우 법적인 규정이 없는 만큼 의학회가 충분히 논의해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공청회에 참여한 신경과학회, 가정의학회, 내과학회, 재활의학회 등 관련 학회도 세부전문의 신설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세부전문의제도를 신설한다고 하더라도 풀어야할 과제도 적지 않아 보인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이은주 교수는 노인진료 수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은주 교수는 "하루 20~30명의 노인환자들을 진료하면 굉장히 힘들다. 환자당 적어도 10분 이상 봐야 하는데 수가는 낮다"면서 "노인환자를 전문으로 보고 싶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적자를 볼 수밖에 없어 유지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경과학회 대표로 참석한 모 교수는 '옥상옥'을 경계하고 나섰다.
그는 "신경과는 수련과정에서 노인의학을 가르치는데 또다른 수련과정을 만든다면 젊은 의사들의 저항이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재활의학회 관계자는 "세부전문의가 노인환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노인의학 세부전문의제도 신설에 대해 관련 학회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조만간 세부계획안이 마련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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