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에서 혈액형이 다른 아내의 신장을 이식받은 강세동 씨(63)가 수술 1주년을 맞아 가족과 의료진에게 감사 편지를 전했다고 30일 밝혔다.
병원 측에 따르면 강 씨는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신장 기능을 확인하는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보다 높게 나와 인근 병원을 찾았다. 이후 원인 불명의 급성 신부전 진단을 받고 2025년 3월부터 신장투석을 시작했다.
해외에서 근무하던 아들은 아버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겠다며 귀국했다. 아들이 이식 전 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아내는 자신이 기증하겠다며 아들을 만류했다. 결국 아내가 기증자로 나서 강 씨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병원 측은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으며, 강 씨가 건강을 회복해 현재는 현업에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강 씨는 편지와 인터뷰에서 “동갑내기 아내는 젊은 시절부터 제게 아낌없이 베풀어줬는데, 이제는 자신의 신장까지 나눠줬다”며 “평생 갚아도 모자랄 정도로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전 오늘은 두려운 마음으로 수술실에 들어갔지만, 1년이 지난 오늘은 감사한 마음으로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순철 교수와 윤혜은 교수를 비롯한 의료진에게도 감사 인사를 했다.
지난 10월 20일 외래 진료에서 강 씨의 주치의인 신장내과 윤혜은 교수는 “수술 후 신장 기능 수치가 모두 호전돼 복용하던 약도 줄일 수 있게 됐다”라며 “아들과 아내가 서로 기증하겠다고 나설 만큼 든든한 가족의 사랑과 지지가 환자분의 빠른 회복에도 큰 힘이 됐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기이식센터장 박순철 교수(혈관이식외과)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이 도입되면서 과거에는 적합한 공여자를 찾지 못해 이식 기회를 얻기 어려웠던 환자들도 이분처럼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도 장기이식이 유일한 치료 선택지인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성모병원 신장이식은 1969년 3월 25일 명동성모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하면서 시작됐다. 병원 측에 따르면 서울성모병원은 2009년 5월 혈액형 부적합 신장이식에 처음 성공한 이후 시행 건수를 늘려 2026년 2월 500례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