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2026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수도권과 지방, 인기과와 비인기과 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지속됐다.
지난 5일 마감된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서 전국 수련병원들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렸다. 정부가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겠다며 다양한 대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소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수도권 병원들이 비교적 선방한 데 비해 지방 병원들은 정원을 채우지 못한 곳들이 속출하며 대조를 이뤘다.
빅5 병원 중 유일하게 지원 결과를 공개한 서울대병원의 경우, 137명 모집에 158명이 몰려 경쟁률 1.2대 1을 기록했다. 고려대의료원(정원 98명∙지원자 111명, 경쟁률 1.1대 1), 강남세브란스병원(정원 25명∙지원자 30명, 경쟁률 1.2대 1), 중앙대병원(정원 27명∙지원자 39명, 1.4대 1) 등 다른 수도권 소재 병원들도 정원 이상의 지원자들이 몰렸다.
반면 지방 수련병원들은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경북대병원은 75명 선발을 계획했지만 지원자가 50명(경쟁률 0.6대 1)에 그쳤고, 부산대병원(정원 63명∙지원자 53명, 0.8대 1), 건양대병원(정원 32명∙지원자 18명, 0.56대 1) 등도 정원 미달을 기록했다.
자료=서울대병원, 경북대병원
예년처럼 전문과목별 지원자들의 기피, 쏠림 현상도 두드러졌다.
경북대병원의 경우 내외산소가 통째로 미달됐다. 내과는 16명 모집에 지원자가 1명에 불과했고, 외과도 7명 모집에 지원자가 2명에 그쳤다. 산부인과(정원 3명), 소아청소년과(정원 2명)는 아예 원서를 낸 지원자가 없었다.
반면 전통적 인기과인 피부과(정원 2명∙지원자 3명), 안과(정원 2명∙지원자 4명), 성형외과(정원 2명∙지원자 5명), 정형외과(정원 3명∙지원자 5명), 영상의학과(정원 3명∙지원자 4명) 등은 모두 경쟁을 기록했다.
수도권 병원은 상황이 비교적 나았지만 역시 기피과를 채우기는 쉽지 않았다. 중앙대병원의 경우 내과(정원 6명∙지원자 6명), 외과(정원 1명∙지원자 3명) 등이 정원을 채운 반면에 소아청소년과(정원 2명∙지원자 1명), 산부인과(정원 2명∙지원자 1명)는 미달됐다. 그에 반해 성형외과(정원 1명∙지원자 3명), 마취통증의학과(정원 1명∙지원자 4명), 정신건강의학과(정원 1명∙지원자 4명), 정형외과(정원 2명∙지원자 4명) 등은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서울대병원은 내과(정원 21명∙지원자 23명), 외과(정원 7명∙지원자 8명)가 선방했지만 산부인과(정원 9명∙지원자 6명), 소아청소년과(정원 14명∙지원자 8명), 심장혈관흉부외과(정원 3명∙지원자 2명)가 방사선종양학과(정원 3명∙지원자 1명), 핵의학과(정원 2명∙지원자 1명) 등과 함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번 모집 결과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는 “사법 리스크와 저수가 등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특정과 쏠림 문제는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는 “젊은 의사들도 다른 젊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거주를 선호하는 건 당연하다”며 “이 문제는 보건복지부 등 차원에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흐름이라 해결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