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9.07 05:03최종 업데이트 18.09.0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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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대 형성했지만 여전히 해결 힘든 전공의 폭행 문제

보건복지위원회 수석전문위원회, “전공의 폭행 관련 개정안 등 입법취지 타당하다고 보여져”

‘전공의 폭력·성희롱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지침’ 수련규칙 표준안 포함은 ‘실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전공의 폭행 문제 해결을 위한 '전공의특별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 관계기관이 입법 취지의 타당성에 공감하는 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종희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검토보고서를 통해 "국민의 건강권 보호가 국가적 의무에 해당하고 국가에게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책무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전공의 폭행에 대한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서 권미혁, 유은혜, 인재근, 윤소하 의원은 ‘폭행 등을 한 지도전문의 지정취소 또는 업무정지’, ‘보건복지부장관이 수련병원장에게 이동수련 명령’, ‘전공의 폭행 등 발생시 수련과목 지정취소’ 등의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박 수석전문위원은 “전공의는 피교육자인 동시에 노동자라는 이중적 지위로 인해 진료 관련 부정행위를 제외하고는 그밖에서 벌어지는 비인권적 행위에 대한 적절한 조치가 수반되지 않으면 전공의 피해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에도 위협이 될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종희 수석전문위원의 검토보고서를 통해 개정안 입법 취지에 공감하는 입장을 밝혔다.

4건의 개정안 중 '폭행 등을 한 지도전문의 지정취소 또는 업무정지'와 관련해 복지부는 “수련과정을 지도·감독하는 보건복지부의 지도전문의 자격정지 권한은 가해자와 피해자의 분리 측면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지도전문의 교육은 전공의를 지도할 수 있는 역량과 윤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바, 이를 자격정지 사유로 규정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전했다.

복지부는 “다만 지도전문의 자격정지 요건에서 단순히 전공의에게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힌 경우로 하는 것은 범위가 모호할 수 있어 보다 명확한 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장관이 수련병원장에게 이동수련 명령'을 골자로 한 개정안에 대해서 복지부는 "전공의의 수련권리 보호,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개정안의 취지에 공감하며 보건복지부장관이 직접 해당 수련병원에 이동수련에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명령한다면 실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관련 법안이 발의되고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1년여가 흐른 현재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대한전공의협의회 안치현 전 회장은 ‘병원 내 젠더폭력의 권력구조와 피해자 중심 해결방향’ 토론회를 통해, 수련규칙 표준안에 포함해 의무성을 담으려고 했던 ‘전공의 폭력·성희롱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지침’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부결됐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보건복지부와 논의를 통해 피해자를 보호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전공의 폭력·성희롱 등 예방 및 관리를 위한 지침’을 마련하고 수련규칙 표준안에 포함시키고자 했다.
 
그러나 최근 열린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서 해당 지침이 부결된 것이다. 안 前 회장은 “1년 전까지만 해도 당국과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위원들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부결됐다”고 토로했다.
 
2017년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의 국내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한 수련환경 실태 조사 결과 전공의들이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 언어 폭력(71.2%), 신체 폭력(20.3%), 성희롱(28.7%), 성추행(10.2%) 등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은 수련병원 내 폭력 문제가 나아가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지켜져야 할 ‘안전’ 문제와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예방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 일환으로 대전협은 전공의에 대한 폭력, 성희롱 등의 문제를 담당하는 윤리인권국을 신설해 대외적으로 자정작용을 해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대전협 이승우 회장은 “(전공의 폭행 문제는) 전공의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다. 전공의들이 인권에 대해 좀 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집행국을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교수가 폭행하는 것도 문제지만 전공의 사이에 발생하는 폭력도 문제다”라며 “서로 동료로서 존중해야 하는 것이 윤리다. 기존 대전협 복지이사가 민원 담당 업무에 그쳤다면 이제는 윤리적 부분을 강화해 실질적 접근을 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매년 진행해오던 전공의 대상 설문조사도 오는 9월 중순부터 2~3개월에 걸쳐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정책적으로 활용하려면 근거자료가 매우 중요하다. 오는 9월 중순이나 말부터 2~3개월에 걸쳐 대대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전공의 폭행 사건

윤영채 기자 (ycyoo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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