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5.13 05:51최종 업데이트 21.06.14 02:13

제보

불면증 해소하고 '미라클 모닝' 실천하는 비결…'생체시계만 알면 누구나 푹 잘 수 있다'

[신간 인터뷰] 대한수면의학회 이헌정 이사장 "매일 아침 햇빛을 쐬고 일정한 생체리듬 유지해야"

대한수면의학회 이헌정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 최근 ‘생체시계만 알면 누구나 푹 잘 수 있다’라는 책을 펴냈다.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매일 밤마다 잠을 청할 때 특별한 약이나 건강식품에 의해 잘 잘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대부분의 수면 건강식품은 효과 검증이 부족하며, 수면제는 내성과 의존성이 있어서 결국에는 오히려 불면증을 악화시킵니다. 수면제가 너무 쉽게, 그리고 오래 처방되는 현실은 문제입니다.”

대한수면의학회 이헌정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이 최근 ‘생체시계만 알면 누구나 푹 잘 수 있다’라는 책을 펴냈다. 그는 진료실에서 자신을 찾아오는 잠을 잘 못자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숙면 비법과 조언을 한 권의 책에 상세히 담았다. 

이 이사장은 “잠에 잘 들기 어렵다는 것은 정말 흔한 증상이다. 전체 성인의 40% 정도가 때때로  불면을 경험한다”라며 “불면증은 진료실에서 듣는 환자의 증상 호소 중에 상위 2~3위에 해당한다. 그만큼 ‘기침이 나요.’보다도 ‘잠을 못자요’가 더 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진료실에서 불면증 환자에게 수면제 처방이 쉽게 이뤄지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 이사장은 “수면제는 처음에는 도움이 되는 것 같지만 내성과 의존성이 있기 때문에 점점 용량을 늘려야 한다. 나중에는 약 없이는 잠을 자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라며 "어떤 환자의 경우에는 수면유도제로 불리는 졸피뎀을 하루에 7~8알까지 먹는 경우도 본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수면제 부작용으로 약에 취한 상태로 충동이 통제되지 않거나 자살까지 시도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했다. 졸피뎀 처방이 자살의 증가를 가져온다는 것을 보고한 국내외 연구들도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잠을 잘 잘 수 있을까. 이 이사장은 이 책에서 “아침에 햇빛을 쐬어서 생체리듬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잠을 청하는 것은 오히려 불면증을 불러옵니다. 잠이 저절로 찾아오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 방법은 매일 우리 몸의 생체시계를 앞당겨서 일찍 졸리게 만드는 것인데, 매일 아침에 일어나 밖에 나가 햇빛을 보는 것입니다. 하루 아침 햇빛을 봤다고 바로 잠이 잘 오지는 않습니다. 수일간 매일 한 시간씩 아침 산책을 반복하면 잠이 저절로 찾아오게 됩니다.”

불면증 해소하려면…매일 아침 햇빛을 쐬고 일정한 생체리듬 유지해야 

이 이사장은 불면증은 처음에 여러가지 스트레스 등의 원인에 의해 발생하지만, 불면증이 지속돼서 만성화되는 이유 중 중요한 원인으로 일주기 생체시계가 뒤로 밀린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불면증이 있다면 이를 교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주기 생체시계란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에 존재하는 대략 24시간의 주기로 반복해서 작동하는 리듬을 만드는 시계로, 이 생체시계가 뒤로 밀리면 잠을 잘 못들기 때문에 불면증이 발생한다.

이 이사장은 “현재 수면의학계에서 불면증 치료에 있어서 우선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인지행동치료’"라며 "인지행동치료의 핵심은 잠이 오지 않을 때 잠을 청하거나, 지나치게 오랜 시간 침대에 누워있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무엇보다 불면증을 이겨내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정상적인 일주기 생체시계를 회복하는 데 있다”라며 “늦게 잠들고 늦게까지 침실에 누워있는 불면증 환자들은 보통 일주기 생체시계가 뒤로 밀려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이때 잠을 청하면 불면증은 더욱더 악화된다”고 했다.

일주기 생체리듬은 분명히 존재하는 생명 현상이지만 아직 손쉽게 일주기 생체시계를 측정 방법이 없는 것은 한계로 지적된다. 이 이사장은 “가장 잘 알려진 측정 방법은 심부 체온을 재는 것인데, 보통 항문에서 측정하며 한번 재는 것이 아니라 24시간에 걸쳐 여러 차례 측정해 가장 낮은 시점이 언제인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보통 새벽 4시경이 가장 체온이 낮은 시각(심부체온 최저점)이지만, 생활습관에 따라 현저히 밀려져 있거나 당겨져 있을 수 있다”라며 “임상현장에서 일주기 생체시계가 이용되지 못하고 연구가 잘 되지 않은 이유가 바로 생체리듬 측정에 있어서 이렇게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쉬운 생체리듬 측정 방법의 개발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당장은 효과적으로 생체리듬을 측정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아쉬운 대로 생체시계를 바로 잡는 방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라며 “아침에 빛을 충분히 보면 생체리듬이 바로 잡힌다. 밤 늦게는 밝은 빛을 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심부체온 최저점을 전후로 빛에 노출되면 일주기 시계에 변동이 발생한다. 심부체온 최저점은 정상적으로는 새벽 4시경이며 이 심부체온 최저점 바로 직전에 강한 빛을 쪼이면 생체시계는 뒤로 밀린다. 아주 강한 빛을 길게 수일간 보면 3시간 정도 밀릴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이사장은 “반대로 심부체온 최저점보다 바로 뒤의 시간에 강한 빛을 수일간 쐬면 생체시계가 많게는 2시간 정도 앞당길수 있다”라며 “사실 아침에 자연스럽게 빛을 보게 되는 일상 생활에서도 매일같이 20~30분씩 생체시계가 앞당겨지기 때문에 우리가 24시간의 주기로 살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라클 모닝'을 쉽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꿀팁

그는 또한 최근 ‘미라클 모닝’ 열풍에 관해서도 언급하면서 이를 실천하는데 있어서 아침 빛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새벽형 인간’이 되는 것을 통해 삶의 활기와 긍정적 마인드를 얻고 인생에서 성취를 거두고자 하는 ‘미라클 모닝’ 열풍이 불고 있다. 이를 실천하려면 일반적으로 강조하는 모닝 루틴을 만들어서 일찍 기상하는 습관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하지만 생체시계를 조절하는 매커니즘을 고려해 보다 효과적으로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려면 아침 일찍 충분한 빛을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한 팁”이라고 주문했다. 

새벽에 해가 뜨지 않는 이른 시간에 기상을 목표로 하는 경우에는 인공적으로 강한 빛을 쪼일 수 있는 라이트박스(light box)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는 "해가 늦게 뜨는 겨울 동안에는 아침에 이러한 인공조명을 활용하는 것이 불면증을 예방하고 우울증을 예방하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생체시계의 원리로 우울증과 월요병도 해결 

생체시계의 원리로 월요병을 이기는 방법도 알 수 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늦잠을 자고 나오면 생체리듬이 밀리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월요일날 아침 기상이 더 어렵고 무기력함을 느끼는 것이 이른바 월요병이다. 주말에도 평일과 마찬가지로 아침에 일어나서 햇빛을 충분히 쐬야 월요병이 예방이 될 수 있다.  

이 이사장은 “심야에 빛을 많이 보고 아침에 빛을 보지 않으면 생체리듬은 많이 뒤로 밀리게 된다”라며 “아침에 빛을 봐야 하느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데, 이는 자전거 페달을 밟는 것에 적절한 때가 있듯이 빛을 보는 것에도 때가 있다는 원리로 설명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자전거 페달이 충분히 위로 올라왔다가 내려갈 무렵에 페달을 밟아야 하는 것처럼 바로 아침에 일어나서 밖으로 나가 햇빛을 봐야 한다”라며 “점심이나 저녁 때 나가봐야 소용이 없다. 자전거 페달이 내려간 다음에 밟아봤자 소용없는 것과 같다”고 피력했다. 

이 이사장은 “아침에 빛을 보면 생체리듬이 당겨져 잠이 일찍, 깊게 온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면 에너지가 넘친다”라며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햇빛을 봤을 때 생체리듬이 당겨져서 아침형 인간이 된다. 그만큼 아침에 빛을 많이 보고 나의 리듬이 많이 당겨져야 불면증이 해소된다”고 말했다. 

우울증에 대해서도 생체시계 이론이 해당된다. 정상보다 내적 일주기 생체리듬이 뒤로 많이 밀리면 우울증이 발생할 수 있으며, 뒤로 너무 밀려서 낮밤이 바뀐 상태에서는 조증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 이사장은 “보통 아침에 코티졸 호르몬의 수치가 가장 높게 나오는데 우울증 환자들은 점심 때가 가장 높다”라며 “조증도 생체리듬이 밀려 있고 밤이 가장 호르몬 수치가 높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울증 환자들을 보면 아침 빛을 보는 자연스런 습관이 무너지면서 불면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라며 “불면증을 치료하고 싶지만 실천에 옮기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이 책에서 자세히 이야기했다. 진료실에서 못다한 생체시계의 중요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내가 어제 밤에 잠을 잘잔 것은 어제 낮과 밤의 활동이 모두 연결돼 있습니다. 들쑥날쑥이 아니라 규칙적인 생체리듬이 작용할 수 있어야 하고, 마치 계속 자전거 페달을 밟듯이 생체시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의미가 있어야 합니다. 충분한 빛과 충분한 어둠이 불면증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몸과 마음이 다시 어우러져서 맞춰나가야 하고, 어두울 때 자고 해가 뜰 때 일어나야 합니다. 오늘부터 실천해 보세요." 

#수면박람회 # 슬립테크 # 대한민국꿀잠프로젝트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