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의료급여환자에게 적용하는 일당정액수가를 9년 만에 개편하면서 '찔끔' 인상하자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1일 '의료급여수가 기준 및 일반기준 일부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현재 정신의료기관에 입원한 의료급여환자에 대한 1일당 정액수가는 '1~180일' '181~360일' '361일 이상' 등 3개 입원구간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이번 개정안은 '1~180일' 구간을 '1~90일' '91~180일'로 세분화해 4개 구간으로 한 게 특징이다.
그러면서 장기입원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으로 1~90일 단기 입원 구간 수가를 상향 조정했다.
G2 등급을 예로 들면 현재 1~180일 입원환자의 1일당 정액수가는 4만 7000원이지만 개정안대로 하면 입원 기간이 1~90일이면 5만 1천원, 91~180일이면 4만 8천원으로 오른다.
다만 이번 수가 인상이 9년만에 단행된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90일 입원 구간에 5천원 인상된 것을 '대폭'이라고 평가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반면 환자를 181일 이상 입원시키면 수가 인상을 기대할 수 없다.
181~360일 입원환자의 1일당 정액수가는 현재 4만 4650원에서 4만 5000원으로, 361일 이상은 4만 2300원에서 4만 3000원으로 각각 350원, 700원 인상하는데 그쳤다.
현재 정신의료기관에 입원중인 의료급여 대상 환자의 절대 다수가 1년 이상 장기입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수가 동결에 가깝다는 게 병원계의 지적이다.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8년간 일당정액수가를 동결하더니 장기입원을 억제한다는 명분으로 정신의료기관의 경영난을 더 심화시키려 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단기입원을 유도하는 건 좋은데 이들 의료급여 대상 환자들은 퇴원시켜도 갈 곳이 없어 다시 돌아온다"면서 "현실적인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의료기관의 희생만 강요하는 상황"이라고 질타했다.
여기에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의료급여 대상 환자들의 식대를 일반식 기준으로 3390원에서 3440원으로 인상했지만 정신과 의료급여환자들의 식대는 일당정액수가에 포함돼 있어 17년째 3390원으로 식단을 짜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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