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3.06 08:34최종 업데이트 24.03.06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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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보·릴리 이어 비만약 개발중인 제약사들…베링거·바이킹 긍정적 2상 결과 보고

암젠·알티뮨·리제네론 등도 임상 진행…대부분 GLP-1 계열인 가운데 근육보존항체도 개발 중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지난해 코로나19 제품 수요가 줄면서 체중 감량 약물을 개발한 기업으로 바이오제약 시가총액 순위가 이동했다. GIP·GLP-1 수용체 작용제 젭바운드(Zepbound, 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개발한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는 시총 5534억 달러로 2위를 크게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고, GLP-1 수용체 작용제 위고비(Wegovy, 성분명 세마글루티드)를 개발한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 역시 3550억 달러로 시총이 크게 오르며 3위에 올라섰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연구진이 2월 란셋(Lancet)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억명 이상이 비만을 앓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8명 가운데 1명은 비만인 셈이다. 성인 비만은 1990년 이후 2배 이상 증가했고, 어린이와 청소년 비만은 4배로 증가했다. 또한 2022년 성인의 43%가 과체중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은 비만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바이오제약 기업이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최근 바이킹 테라퓨틱스(Viking Therapeutics)는 긍정적인 2상 탑라인 결과를 발표하며 급부상했고, 이 외에도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과 암젠(Amgen), 로슈(Roche),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리제네론(Regeneron) 등이 임상시험 단계 후보물질을 보유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노보와 릴리 외 주요 제약바이오기업의 비만 치료 후보물질에는 어떤 것이 있으며, 현재 어느 단계에서 개발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바이킹 VK2735, 2상서 13주 치료 후 최대 13.1%까지 체중 줄어

가장 최근 데이터가 업데이트된 후보물질인 바이킹의 VK2735는 젭바운드와 마찬가지로 주1회 투여하는 GIP·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다. 2상 VENTURE 임상시험에서 위약 대비 모든 용량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체중 감소를 입증하며 1차 평가변수와 모든 2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체중 조절 효과는 용량 의존적이었다. 13주 치료 후 2.5㎎ 투여군의 체중은 9.1%, 최고 용량인 15㎎ 투여군에서는 14.7% 감소한 반면 위약군에서는 1.7% 감소에 그쳤다. 또한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VK2735 투여군은 평균 체중이 최대 13.1%까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줄었다. 체중 감소는 연구 기간 내내 점진적으로 이뤄졌고, 13주째에 체중 감소가 정체되는 현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주요 2차 평가변수인 10% 이상 체중 감소를 보인 환자 비율에서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VK2735군의 최대 88%가 10%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한 반면 위약군은 4%밖에 되지 않았다.

바이킹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리안(Brian Lian) 박사는 "위약 대비 강력한 체중 감소가 VENTURE 연구에서 평가된 모든 용량에서 조기에 관찰됐으며, 모든 치료 그룹에서 치료 기간 내내 지속됐다"면서 "13주차에 VK2735를 투여한 모든 그룹에서 정체기의 근거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투여 기간을 연장하면 체중 감소가 더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바이킹은 올해 말 다음 개발 단계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더불어 1분기 말 VK2735의 경구형 제형에 대한 1상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고할 계획이다.

암젠 마리타이드, 1상서 85일째 최대 14.5% 감소…150일 지나도 감소 상태 유지

암젠은 2월 초 후보물질 마리타이드(MariTide, 마리데바트 카프라글루타이드, 구 AMG 133)가 위고비, 젭바운드보다 효능이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초기 임상 데이터를 발표다. [관련기사=위고비·젭바운드보다 효과 오래가는 비만약 나올까…암젠 1상 상세 데이터 발표]

마리타이드는 GIP·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로, 당뇨병이 없는 비만 환자 대상 1상 결과 85일째 최저용량군(140㎎ Q4W)에서 7.2%, 최고용량군(420㎎ Q4W)에서 14.5% 체중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용량군은 마지막 투여 후 150일이 지나도 체중이 최대 11.2%까지 감소한 상태를 유지했다. 또한 긴 반감기와 반복 투여를 통해 4주마다 투여 횟수를 줄일 가능성이 제시됐다.

현재 제2형 당뇨병 유무에 관계없이 과체중 또는 비만인 성인을 대상으로 한 2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결과는 올해 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베링거 서보두티드, 46주 치료 후 최대 14.9% 체중 줄어

베링거는 덴마크 제약사 질랜드 파마(Zealand Pharma)와 GIP·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 서보두티드(survodutide, 개발명 BI 456906)를 개발하고 있다.

서보두티드는 2상 임상시험에서 46주 치료 후 최대 14.9% 체중을 줄였다. 46주 치료 후 가장 높은 2개 용량에 도달한 환자의 최대 40%가 20%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했고, 4.8㎎ 용량에 도달한 사람의 67%가 15% 이상 체중 감소를 달성했다.

현재 제2형 당뇨병이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SYNCHRONIZE-1 및 SYNCHRONIZE-2, 심혈관질환과 만성콩팥병을 앓고 있는 사람을 포함한 SYNCHRONIZE-CVOT과 함께 일본(SYNCHRONIZE-JP)과 중국(SYNCHRONIZE-CN)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등 5개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사이상관련 지방간염(MASH,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2상 임상시험에서 1차 및 주요 2차 평가변수를 모두 충족시켰다. [관련기사=베링거 GLP-1 이중 작용제, NASH에도 통했다…2상서 섬유화 개선]

리제네론, 근육 보존 항체로 GLP-1 계열 약물과 시너지 노린다

리제네론은 최근 2023년 실적발표에서 근육 보존 항체 트레보그루맙(trevogrumab)과 가레토스맙(garetosmab)에 대한 2상 임상시험이 2024년 중반 예정돼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비만 시장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GLP-1 작용제에 대한 열광이 뜨거운 것과 별개로, 체중 감소에는 최대 40%를 차지하는 상당한 근육 손실이 수반된다는 것이다. 이에 리제네론은 노보, 릴리와 직접 경쟁하기 보다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트레보그루맙은 골격근의 음성 조절인자인 미오스타틴을 표적해 억제하는 반면, 가레토스맙은 근육 퇴화의 주요 원인인 액티바인 A에 결합한다. 두 경로를 모두 차단함으로써 GLP-1 수용체 작용제를 투여하는 환자의 근육을 보존해 환자의 체중 감량의 질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알티뮨 펨비두티드, 48주 치료 후 최대 15.6% 체중 감량 달성

알티뮨(Altimmune)은 지난해 12월 GLP-1·글루카곤 수용체 이중 작용제 펨비두티드(pemvidutide) 2상 MOMENTUM 탑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펨비두티드 48주 치료 후 1.2㎎ 용량군에서는 10.3% 체중 감소를, 1.8㎎과 2.4㎎ 용량군에서는 각각 11.2%, 15.6% 체중 감소를 달성했고, 치료 종료 시에도 체중 감소가 지속됐다. 위약군의 체중 감소는 2.2%에 그쳤다. 펨비두티드 최고용량 수준에서 30% 이상이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했다. 

로슈와 아스트라제네카, 각각 M&A와 라이선스 계약으로 후보물질 확보

로슈는 지난해 12월 미국 비상장 기업 카못 테라퓨틱스(Carmot Therapeutics)를 인수해 GLP-1 계열 치료제를 확보했다. [관련기사=로슈, 27억달러에 카못 테라퓨틱스 인수…GLP-1 비만약 시장 뛰어든다]

주 1회 투여하는 GLP-1·GIP 수용체 이중 작용제 CT-388은 제2형 당뇨병이 있거나 없는 환자의 비만 치료제로 2상 단계에 있다. 로슈에 따르면 CT-388는 1b상에서 차별화된 효능으로 체중 감소를 달성하고 유지할 베스트인클래스 잠재력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1상 단계 후보물질인 CT-996은 하루 1회 먹는 GLP-1 수용체 작용제로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근육량 보존과 같은 다른 효능에 초점을 맞춘 자산을 포함해 기존 로슈 파이프라인과 결합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지난해 11월 중국 에코진(Eccogene)과 GLP-1 수용체 작용제 ECC5004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관련기사=아스트라제네카, 중국 에코진과 20억달러 계약…차세대 경구용 GLP-1 비만약 개발]

ECC5004는 하루 1회 저용량 경구용 저분자 약물로 개발 중인 후보물질로, 현재 미국에서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아스트라제네카에 따르면 1상 임상시험 예비결과에서 내약성이 우수하고, 위약과 비교해 시험한 모든 용량에서 혈당과 체중 감소를 촉진하는 등 '차별화된 임상 프로파일'을 보였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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