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서 뜻대로 되지 않는 간호법 논의, 향후 상정 여부도 불투명…간호계 '여당 압박·본회의 상정 주장' 투트랙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간호법 제정 논의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간호법 반대 분위기가 생각보다 거센 여당에 대해 간호계의 직접적인 압박이 거세지는가 하면,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인 간호법을 곧바로 본회의에 상정시키려는 주장도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14일 국회와 의료계 등에 따르면 간호법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제정 논의가 가속화되는 듯했으나 최근 양상은 예상보다 국민의힘 내부 반대 의견이 상당한 상황이다.
심지어 법제사법위원회 여당 위원들 사이에선 상임위 기습통과 등을 이유로 법안 상정 조차 거부하는 소위 강경파 인물들도 일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더해 후반기 법사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으로 바뀐 점도 분위기 전환에 한몫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의사면허취소법 등 통과에 있어 상임위에서 충분한 쟁점해결이 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이견을 제기했던 인물이다.
실제로 간호법은 법사위에서 지난 5월 27일에 이어 10월 26일에도 여당 측 반대로 법안 상정조차 거부됐고 향후 상정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번 21대 국회에서야 말로 간호법 통과가 가능하다고 봤던 간호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대한간호협회는 그동안 줄곧 국회 앞에서 진행하던 간호법 제정촉구 수요집회의 장소를 지난 9일 처음으로 국민의힘 당사 앞으로 변경했다. 간호법 제정을 위해 여당을 직접적으로 압박하겠다는 심산인 것이다.
간협 신경림 회장은 이날 집회에서 대놓고 국민의힘을 강하게 질타하며 법 제정을 촉구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21대 총선 당시 간호협회와 정책협약을 통해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고, 20대 대통령선거에서도 대선공약으로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면서 “여당은 여야공통대선공약인 간호법 제정에 즉각 나서달라”고 발언했다.
이어 신 회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간호법 제정은 여야 대선후보 공통공약임으로 공통공약추진협의체를 구성해 민생개혁법안인 간호법을 조속히 의결하자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제 국민의힘도 여야공통대선공약인 간호법 제정 약속을 즉각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간호법의 법사위 상정 자체가 불투명해지자 법사위를 거치지 않고 법안을 본회의에 직접 부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고 있다. 해당 주장은 그동안 간협이 민주당 의원들과 물밑으로만 조용히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간호법 본회의 직접 부의에 대한 공식적인 주장은 지난 9일 간호계 시민단체인 '간호와 돌봄을 바꾸는 시민행동'이 처음이다.
이들은 국민의힘 법제사법위원회 규탄 성명서를 통해 "국힘은 4차례의 복지위 법안심사를 거친 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로 회부된 간호법에 대해 심사는커녕 상정조차 가로막고 있다"며 "그동안 법사위는 국회 상임위에서 심의의결된 법률안에 대해 국회법 제86조의 체계자구심사권을 정쟁의 도구로 삼아 민생개혁법안을 가로막았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들은 "실제로 20대 국회에서 법사위가 가로막아 폐기된 법률안 91건에 이른다. 국회는 국힘이 정쟁의 도구로 삼는 민생개혁법안을 더이상 방치해서는 안된다"며 "간호법과 의사면허특혜폐지법 등에 대해 법사위 체계자구심사 절차를 패싱하고 본회의에 부의하는 절차에 돌입해달라"고 요청했다.
국회 상황에 밝은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상임위에서 간호법 쟁점 부분에 대한 수정이 이뤄지긴 했지만 상임위 통과 과정에서의 잡음이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다. 생각보다 여당 내에서 간호법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이런 상황에서 간호계는 여당 압박과 간호법 패스트트랙 등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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