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9.25 10:21최종 업데이트 20.09.2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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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병원장들 대국민 호소문 발표 "의사 국시 정상화로 의료공백 막아달라"

"인턴 배출되지 못하면 전공의 업무 과중, 코로나 대응 심각한 위기, 비인기과 전공의 모집은 더욱 모자라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국립대학교병원협회·사립대학교병원협회·상급종합병원협의회·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수련병원장 단체가 25일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의사국가고시 정상화로 코로나 위기에 다가올 의료공백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들 단체는 “전국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이 어제 의사국가 시험에 대한 응시 의사를 밝혔다. 국가고시 접수 기한이 이미 지난 오늘, 형평성을 생각하면 추가 기회를 부여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알면서도 의사를 밝혔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국민 건강을 위한 바른 선택을 환영한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국민 여러분들의 시선이 차갑고 정부 역시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해서 국가고시 추가 시험 기회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라며 “아직 의료계에 발도 내딛어 보지도 못한 젊은 학생들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의정 갈등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지금의 학생들은 멀지 않아 우리 환자들이 만나게 될 미래의 의사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정부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다며 향후 10년동안 매년 500명을 추가 양성할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당장 내년에 무려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할 심각한 상황이다”라며 “감정만이 아니라 이성으로 숙고해 국민 건강에 무엇이 최선인지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우선 내년에 인턴이 배출되지 못하면 전국 병원들의 전공의 수련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했다. 이들 단체는 “전공의 업무의 일부를 도와오던 인턴의 부재는 그렇지 않아도 주 80시간 일하는 전공의들에게 과중한 업무부담을 초래할 것이다. 코로나 선별진료소와 중환자실 케어의 최전선에서 전공의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기에 이들의 공백은 코로나 대응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부족한 인원 탓에 응급 환자가 많은 외과 등 비인기과의 전공의 모집은 더욱 어려워지고 보건지소 등 의료 취약지역과 군대의 의무 영역에 매우 큰 공백이 초래될 것”이라고 했다. 

이들 단체는 코로나19 재유행 우려에 대해서도 “지금도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지쳐 있고 적지 않은 환자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받고 있다.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우선되는 가치는 없다"라며 "공정성과 형평성도 중요하나, 이를 위해 국민들의 건강을 유보할 수 없다. 미래의 생명이 침해될 위험을 그냥 지켜만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린다. 우리 학생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달라. 아픔을 딛고 잘 성장해 내일의 코로나 전사로 국민건강 수호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라며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에 민감하지 못했던 부족함은 스승과 선배들을 책망해 주고, 우리들의 아들이요 딸이기도 한 청년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린다”라고 주문했다. 

이들 단체는 “그들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함이다. 우리 의료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결정을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전문] 대국민 호소문

의사국가고시 정상화로 코로나 위기에 다가올 의료공백을 막아주십시요

전국 의과대학 본과 4학년생들이 어제 의사국가 시험에 대한 응시 의사를 밝혔습니다. 국가고시 접수 기한이 이미 지난 오늘, 형평성을 생각하면 추가 기회를 부여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하고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기가 어렵다는 현실을 알면서도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만시지탄이지만 이제라도 국민 건강을 위한 바른 선택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시선이 차갑고 정부 역시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해서 국가고시 추가 시험 기회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아직 의료계에 발도 내딛어 보지도 못한 젊은 학생들이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의정 갈등의 희생양이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지금의 학생들은 멀지 않아 우리 환자들이 만나게 될 미래의 의사들입니다.

정부는 의사 수가 부족하다며 향후 10년동안 매년 500명을 추가 양성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당장 내년에 무려 2,700여명의 의사가 배출되지 못할 심각한 상황입니다. 감정 만이 아니라 이성으로 숙고하며 국민건강에 무엇이 최선인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내년에 인턴이 배출되지 못하면 전국 병원들의 전공의 수련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입니다. 전공의 업무의 일부를 도와오던 인턴의 부재는 그렇지 않아도 주 80시간 일하는 전공의들에게 과중한 업무부담을 초래할 것입니다. 코로나 선별진료소와 중환자실 케어의 최전선에서 전공의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해왔기에 이들의 공백은 코로나 대응에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것이 자명합니다. 부족한 인원 탓에 응급 환자가 많은 외과 등 비인기과의 전공의 모집은 더욱 어려워지고 보건지소등 의료 취약지역과 군대의 의무 영역에 매우 큰 공백이 초래될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백만명을 넘어서고 있고, 잠잠해지는 듯했던 유럽에서도 환자 수가 다시 급증하고 있습니다. 겨울을 지나며 더 큰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합니다. 잘 준비해도 이겨낼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의사 수 감소를 감수하며 닥쳐올 위기와 맞서겠다는 결정을 내릴 여유가 우리에겐 없습니다. 

지금도 코로나19로 많은 국민들이 지쳐 있고 적지 않은 환자들이 생사의 갈림길에서 고통받고 있습니다. 생명을 살리는 일보다 우선되는 가치는 없습니다. 공정성과 형평성도 중요하나, 이를 위해 국민들의 건강을 유보할 수 없습니다. 미래의 생명이 침해될 위험을 그냥 지켜만 볼 수는 없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우리 학생들이 다시 일어서도록 도와주십시오. 아픔을 딛고 잘 성장하여 내일의 코로나 전사로 국민건강 수호에 앞장설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국민들의 아픔과 고통에 민감하지 못했던 부족함은 스승과 선배들을 책망하여 주시고, 우리들의 아들이요 딸이기도 한 청년들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하여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들 만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함입니다. 우리 의료의 미래를 위한 대승적인 결정을 다시 한번 부탁드립니다. 

2020년 9월 25일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국립대학교병원협회/사립대학교병원협회/상급종합병원협의회/대한수련병원협의회

#파업 # 의사 파업 # 전국의사 총파업 # 젊은의사 단체행동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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