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 인용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보건복지부가 전공의 수련평가위원회 업무를 병원협회에 위탁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하자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천명하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와 전국 55개 수련병원 전공의협의회는 7일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수련평가위원회 업무를 병원협회에 위탁하는 것은 어떤 조건에서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보건복지부는 이와 같은 계획을 즉시 철회하라"고 밝혔다.
이들은 "병원계가 병상 증설과 병원 신축 경쟁을 벌이는 동안 전공의들은 상식 이하의 처우 속에서 주당 100시간이 넘는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려 왔다"면서 "이러한 착취는 무엇보다 병원협회가 전공의 수련환경평가를 독점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꼬집었다.
다시 말해 수련평가를 받아야 할 병원협회와 수련병원들이 스스로를 평가하는 불합리하고 모순된 구조 속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무시돼 왔다는 주장이다.
또 이들은 "수련환경평가가 수련병원간 면죄부를 주는 요식행위로 악용되면서 사회적,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는 인권과 근로기준에 대한 고려를 기대조차 하기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3일 국회를 통과한 전공의특별법은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를 평가위원으로 포함하는 객관적인 수련환경평가위원회를 구성해 매년 수련환경평가를 시행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이 결과를 토대로 수련병원에 대한 행정, 재정적 지원은 물론 수련병원의 지정 여부에도 반영하도록 해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즉, 병협이 독점해왔던 수련병원평가에 정부와 의사협회, 의학회, 전공의협의회가 공동으로 참여함으로써 이해당사자인 병협의 입김을 최소화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시행하는 것이 이 법의 핵심 취지다.
하지만 법이 통과되기가 무섭게 수련환평가위원회 실무 업무를 병협에 위탁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복지부로부터 흘러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병원협회 역시 지난해 전공의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한 직후부터 수련평가에 있어 병협의 역할이 축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해 왔다.
그러자 전공의들은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국민의 뜻에 따라 국회가 의결하고 국무회의를 통과한 전공의특별법의 취지를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공개적으로 축소하고 폄하한 것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만약 보건복지부가 병원협회와의 야합을 통해 전국 1만 7천 전공의들의 바람을 좌절시키고 젊은 의사들을 기만한다면 더 이상 병동과 응급실이 아닌, 거리에서 밤을 새는 전공의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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