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9.10 07:01최종 업데이트 24.09.1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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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직전공의 때문에 학회에 차질 생겼다?…학회장 공지에 젊은 의사들 '반발'

"지금까지 만연해 있던 의료계 내 전공의 위치 잘 보여줘"…고상훈 회장 "전공의 비난 의도 없어"

대한운동계줄기세포재생의학회 9대 회장인 고상훈 교수가 작성한 학회 심포지엄 초대글.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 학회 공지글이 전공의들 사이에서 질타 대상이 되고 있다. 

대한운동계줄기세포재생의학회 9대 고상훈 회장은 지난 7일 울산대병원에서 진행된 학회 심포지엄에 앞선 초대글에서 "의료사태로 어수선한 시기이기도 하고 전공의들이 도와줄 수 없어서 집행부에서도 학술대회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망설였다"며 "그러다 보니 소식이 많이 늦어지고 팜플릿도 늦게 발간돼 죄송스럽다"고 전했다. 

또 고 회장은 "이번엔 전야제도 없을 예정이다. 전공의들과 도움을 줄 수 있는 인력들이 많이 없어서 편안히 모시지 못해 정말로 죄송하다"고 심포지엄 참석 교수들에게 거듭 사죄의 말을 전했다. 

정형외과 교수인 고 회장은 평소 학회 업무 등에 도움을 주던 전공의들이 사직하다 보니 올해 학회 심포지엄 준비 과정에서 애를 먹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심포지엄 진행에 문제가 발생하자, 학회에 참석하는 의대교수들에게 재차 사과하면서 '전공의 부재'를 문제 발생의 이유로 언급한 것이다.  

해당 글을 접한 전공의 등 젊은의사들은 분개하고 있다. 전공의들을 아직도 의대교수 뒷처리나 하는 값싼 노동력 취급을 하며 학회 행사 문제를 전공의 부재 때문이라고 핑계를 댔다는 것이다.  

특히 젊은의사들은 학회는 정규 업무가 아닌 만큼, 그동안 얼마나 전공의들이 업무 이외 여러 분야에서 착취당했는지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 사직 전공의는 "전공의는 병원 노동자이자 수련생이지 교수 개인 시중을 들거나 병원 업무 이외 병원, 학회 잡일이나 하는 하수인이 아니다"라며 "이번 학회 공지는 지금까지 만연해 있던 의료계 내 전공의들의 위치를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른 사직 전공의는 "전공의가 대거 사직한 지가 언제인데 아직도 전공의 탓을 하며 학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고 핑계를 대는지 의문"이라며 "후배들은 잘못된 의료정책에 맞서 인생을 걸고 투쟁하는데 선배 의사는 서로 탓만하기 바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고 회장은 메디게이트뉴스에 "해당 발언이 전공의를 힘들게 했다면 사과하고 싶다. 전공의 도움없이 혼자 심포지엄을 준비해 무사히 마쳤지만 많이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었다"며 "앞으론 전공의들이 힘들지 않게 전공의들의 도움 없이 학술대회를 준비할 예정이다. 이번 발언이 전공의를 비난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을 꼭 알아줬으면 한다"고 해명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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