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시키기로 한 자궁경부암 백신의 남은 이슈는 '접종 연령'이 될 전망이다.
고려의대 산부인과학교실 이재관 교수는 18일 '대한산부인과학회 학술대회(그랜드힐튼 호텔)'에서 "마무리 단계에 있는 백신 권고안의 핫이슈는 접종 적정 연령"이라며 "학회는 2개 연령층에 접종할 것인지, 1개 연령층에 할건지 조만간 공청회를 통해 정하겠다"고 밝혔다.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은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투여하는 것으로, 정부는 WHO 권고안에 따라 내년부터 '만 12세 이하'의 HPV 백신 접종비용을 전액지원 한다는 방침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해 14세 이하 여아의 HPV 백신 접종 횟수를 기존 3회에서 2회로 줄여 접종하는 것을 권장한 바 있다.
이와 함께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도 12세 대상 2회 접종이 NIP 도입에 비용효과적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본래 HPV 백신(제품명: 가다실/서바릭스)은 9~26세 대상 3회 접종이 원칙이지만 WHO와 NECA의 권고에 따라 12세 대상 2회 접종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이와 관련 이재관 교수는 "학회는 2개 연령층 접종이 적정하다고 보고 있다"면서 "11~12세와 12~13세 중 무엇이 적정한지에 대해 공청회에서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청회에서는 접종 연령뿐 아니라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프로그램 기획을 논의할 계획이다.
2년 전 일본에서 불거진 부작용(신경계 이상 등) 논란은 국내에 엄청난 영향을 미쳐 HPV 접종률을 3분의 1로 떨어뜨렸다.
산부인과학회 김장흡 이사장은 "부작용은 지엽적인 문제로 판명됐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 청소년이 성에 대해 무지한 만큼 초경 시기의 여아를 상담해주면서 백신을 접종하는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장은 "초경 시기에 산부인과를 찾아야 하는데도 소아과나 내과를 찾는 실정"이라며 "평균 초경 나이인 11세 청소년이 산부인과에서 적정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캠페인을 정부에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NIP 도입 후 바닥에 떨어졌던 접종률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다.
이재관 교수는 "접종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빠른 수단은 NIP"라며 "자궁경부암 백신의 효과가 좋고 이를 통해 꼭 예방해야 한다는 것은 산부인과 의사의 일치된 의견이다. 공중보건 측면에서 NIP 도입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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