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6.03 06:35최종 업데이트 20.06.03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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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속도내나?…공공병원 설립 등 이견 ‘여전’

공공병원 운영방안·설립 지역선정 등 쟁점…공공병원 활용 감염병 대책도 상충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협의회 제3차 운영위원회 회의모습. 사진=경남도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지부진하던 서부경남권 공공의료 확충 움직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세부 방안에서 견해 차이가 명확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당 지역은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 이후 공공의료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공공병원 신축과 기존 병원 활용안 등 의견차가 있었다.
 
공공의료 확충 공론화협의회 발족…7월 중 정책권고안 도출 예정
 
2일 의료계에 따르면 경남도는 지난 7일 '서부경남 공공의료 확충 방안 및 정책 권고안 제시를 위한 공론화협의회'를 발족, 현재까지 3차례 회의가 진행됐다.
 
협의회는 6월 중에 도민참여단 100명이 참여하는 숙의과정을 거쳐 7월 중 정책권고안을 도지사에게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진주·거창·통영권에 대해 공공병원 신축 내지 적십자병원 확장 이전 계획을 밝혔다.
 
이에 경남도는 '경남 공공보건의료정책 강화대책'을 발표하고 거창권(거창군, 함양군, 합천군), 통영권(통영시, 거제시, 고성군)에 대해 거창적십자병원과 통영적십자병원을 각각 이전 신축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다만 쟁점지역인 진주권(진주시,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 산청군)은 공공병원 신축 여부를 검토한 후 세부대책을 결정하기로 했다.
 
해당 지역은 2013년 진주의료원 폐업 이후 공공의료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공공병원 신축과 기존 병원 활용안 등 의견차가 있어왔다.
 
공공병원 설립·운영방안·지역선정·감염병 대책 등 견해차 ‘팽팽’
 
이후 오랜 협의에도 불구, 공공병원 설립 여부가 시민단체와 의료계 사이에서 아직 큰 쟁점으로 남아있다. 특히 공공병원이 설립될 시, 향후 병원 운영방안과 설립 지역선정도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쟁점 중 하나다.
 
강수동 공론화협의회 운영위원(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 대표)은 "코로나19 이후 공공의료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서부경남권 공공병원 설립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며 "공공병원은 도민 편의를 위해 4대 중증질환을 포함해 지역특성을 반영해 농민 질환과 노인전문병원을 원내 분원으로 설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상혁 운영위원(경남도의사회 공공의료대책위원장)은 "공공병원 설립에 앞서 정확한 인구추계가 필요하다"며 "병원이 설립되더라도 지역 내 위험성이 가장 큰 심혈관계 전문병원으로 설립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사태에 대한 대비 방식에서도 확연한 시각차가 존재한다. 시민단체는 공공병원을 활용해 감염병 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반면, 의료계는 기존 민간병원을 활용한 거버넌스 구축이 활로라는 입장이다.
 
강수동 운영위원은 "공공병원이 평소 지역책임 공공의료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다가 감염병 발생 시 전담병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민간병원은 국민안심병원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상혁 운영위원은 "이번 코로나19의 경우를 보면 공공병원인 마산의료원은 에크모가 있더라도 전담의사가 없어 근처 3차병원에서 진료가 이뤄졌다"며 "현재 상황에선 공공보건의료 계획 시 거버넌스를 구성해 민관협력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공공병원이 설립될 지역을 선정하는 것도 큰 관심사다. 설립지역은 크게 진주의료원이 있던 진주와 5개 시·군을 포괄할 수 있는 제3의 지역을 새롭게 선정하자는 주장이 대립했다.
 
조순연 경남간호사회 제1부회장은 "공공병원은 의료진 등 인력수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는 곳에 위치해야 한다"며 "서부경남의 중심인 진주가 인력수급이나 지리적 관점에서 공공병원 설립에 적합지"라고 강조했다.
 
이에 마상혁 운영위원은 "진주는 이미 병원이 많으므로 진주 이외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 좋을 것이다"라며 "특화병원은 굳이 중심지에 위치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 주관적 건강상태 표준화율 현황. 사진=통계청 국가통계포털, 경남도 재가공

경남도 “공공병원 설립 모든 가능성 염두 중”

경남도 측은 공공병원이 신설될 경우과 그렇지 않을 경우를 모두 염두해 두고 향후 대안을 모색 중이다.
 
우선 공공병원이 신설될 경우, 지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역할뿐만 아니라 국가보건의료 정책 사업을 수행하고 보건의료인력에 대한 교육과 지역사회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도는 취약지 의료인력 지원 사업도 염두해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 관계자는 "도는 단기적으로 공공병원 파견 의료인력 인건비지원사업을 기존 1년 계약에서 2~3년 계약으로 개선할 계획이다"라며 "또한 파견의료인력들의 안정적 진료가 가능한 구조러 변경할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공공의대 설립도 염두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병원 위치결정은 취약지 응급환자 이송 접근성과 시군의 부지 제공여부,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가능성 등이 고려된다.
 
공공병원 신설 이외 대안에 대해 도 관계자는 "민간종합병원 중 법인 전환을 추진하거나 민간병원을 인수해 공공병원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이 논의될 수 있다"며 "민간병원을 평가를 전제한 공공의료 수행기관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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