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정말 길거리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내년에는 의료급여 대상 정신질환자 수가가 인상될 것으로 기대했던 정신병원들의 인내심이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14일 “의료급여 대상 정신질환자에게 적용되는 일당정액수가가 내년에도 사실상 동결됐다”면서 “이렇게 되면 2017년에나 수가 인상을 기대할 수 있어 정신병원들이 할 말을 잃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2008년 10월부터 정신의료기관의 정신과 의사, 간호사, 정신보건전문요원 1인당 의료급여 입원환자 수에 따라 병원 등급을 1~5등급으로 나누고, 환자당 입원수가를 차등화했다.
등급별 입원일당 정액수가를 보면 G1이 5만 1천원, G2가 4만 7천원, G3이 3만 7천원, G4가 3만 3천원, G5가 3만 800원이다.
의료급여 정신과 일당정액수가는 보건복지부장관이 고시하는데 정부는 2008년 이후 7년간 단 한 번도 인상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물가, 임금 인상분조차 반영하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의료급여수가와 달리 건강보험환자들은 행위별수가가 적용되는데, 의료계와 건강보험공단간 수가 협상 결과에 따라 소폭이나마 매년 인상되고 있다.
이처럼 의료급여와 건강보험의 수가 인상기전이 다르다보니 의료급여 일당정액수가는 건강보험수가의 64%에 불과하다는 게 정신의료기관협회의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신질환 입원환자 중 의료급여환자가 2/3를 차지해 경영난이 더 가중될 수밖에 없다.
의료급여 정신질환자들의 외래진료 수가 역시 방문 1일당 2770원으로, 국회 보건복지위 문정림 의원에 따르면 건강보험수가의 1/10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의료기관은 저가약을 처방할 수밖에 없고, 이는 의료급여 정신질환자에 대한 차별로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측은 "의료급여 정신과 수가가 7년째 동결된 반면 약제비, 식사비, 인건비, 임대료, 관리비 등 각종 비용은 갈수록 상승하고 있어 정신의료기관들은 이제 고사 직전"이라면서 "지금까지 저수가를 감내해 왔지만 인내심이 한계점에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의료급여 정신과 수가개선안을 제시했지만 정신의료기관들은 개악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문정림 의원은 최근 국정감사에서 "의료급여 정신질환자에 대한 외래 및 입원의 차별적 수가는 진료의 질 저하는 물론이고 질환의 만성화, 만성화로 인한 보다 심한 저소득층으로의 계층 추락을 초래한다"면서 "현 수가제도는 인권의 문제"라며 수가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정신의료기관협회 관계자는 "7년간 건강보험수가가 17.2% 인상된 반면 의료급여수가는 한푼도 오르지 않았다"면서 "그간 수가인상분을 의료급여수가에 반영하고, 매년 건강보험 수가 인상과 자동 연동해 정신병원의 숨통을 터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그는 "만약 복지부가 이마져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실력행사를 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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