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6.01 19:42최종 업데이트 18.06.01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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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청구대행 중단, 본인부담금만 받고 공단부담금은 환자에게 직접 받아보라는 것"

"정부, 수가정상화 의지 없어…의정협상 중단, 총파업 등 모든 수단 동원 투쟁"

"병협, 수가협상 수혜 해석은 정부의 언론플레이…1~2%대 수가 대세에 영향 없다"

▲정성균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 겸 대변인(왼쪽)과 수가협상단장이었던 방상혁 상근부회장(오른쪽)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1일 수가협상 결렬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면서 강한 투쟁을 예고했다.
 
이날 의협은 공단에 7.5%의 2019년 수가인상률(환산지수)을 요구했지만, 공단이 의협에 최종으로 제시한 수치는 2.8%였다. 결국 수가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수가 관련 논의는 8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로 넘어가지만 의협은 이미 5월 30일자로 건정심 탈퇴를 선언했다.
 
의협은 “최저임금은 16.4% 인상이 적정하다고 하면서 건강보험 수가는 2.8% 인상이 적정한지 대통령에게 묻는다”라며 “대통령이 약속한 적정수가 보장이 이런 것인지 대답해달라”라고 했다.
 
의협은 현재 진행 중인 의정(醫政)협상 중단 가능성을 포함해 환자 청구대행 중단, 전국 의사 총파업 등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 대정부 투쟁에 나서겠다고 했다. 특히 청구대행 중단은 본인부담금만 받고 공단부담금을 환자들에게 받으라고 위임하는 일종의 캠페인으로 마련된다.  
 
다음은 정성균 의협 기획이사 겸 대변인과의 의협 투쟁 준비에 대한 일문일답이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는 어떻게 될 것으로 보는가. 건정심은 협상 결렬에 따른 패널티로 2.7%(건정심행 수치)에서 추가로 삭감하거나, 반대로 총파업을 막기 위해 올려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정부가 협상 결렬에 대한 패널티를 주지 않으면 다음부터 다른 단체들이 협상을 제대로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2.7%에서 더 깎을 수 있다고 본다. 이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는다. 의협은 수가 몇 푼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 수가인상률 1~2%로 왜곡된 저수가를 바로잡을 수 없다. 의협 집행부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회원들의 분위기가 그렇다."
 
-상대적으로 대한병원협회는 의협의 수가인상분을 차지해 6년만에 수가인상률 최고치 2.1%를 받았다는 해석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의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 의료계의 자중지란(自中之亂)을 일으켜 분열시키기 위한 것이다. 병협 역시 이런 낮은 수가인상률로는 대세에 영향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투쟁 방법은 어떻게 정하나. 5월 30일 건정심 탈퇴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대로 6월 중 온라인 비상총회를 개최하는 것인가.
 

"일단 회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다. 의협 집행부가 이제 각 지역의사회, 대의원회 등 의료계 대표자들은 물론 일반 회원들과 함께 효과적인 투쟁 방법을 논의할 것이다. 지난 4월 29일 열렸던 전국의사 대표자 대토론회는 대표자 명의의 의사들만 모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반 회원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해서 의견을 조율하는 자리를 만들 것이다. 만약 여기에 참석하지 못하는 회원이 있다면 온라인으로도 의견을 전달할 수 있다.
 
다만 6월 중 의사들의 학술대회나 지역의사회 행사가 많다. 이를 어떻게 취소하거나 조정해서 많은 회원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5월 25일 첫 번째 시작됐던 보건복지부와의 의정 실무협의체도 중단하는 것인가. 6월 14일 두 번째 협의체 회의가 취소될 수도 있나.
 
"논의가 필요하지만, 의정 실무협의체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의정 실무협의체 목표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저지에 있다. 의정협상을 완전히 중단하면 곧바로 파업으로 가는 수순이다. 하지만 파업은 당장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2개월 이상의 조직적인 준비가 필요하다.
 
일단 정부가 의정협상 의지를 보이는 이상 의정 실무협의체 회의를 통해 문재인 케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막을 것이다. 문재인 케어 외에도 잘못된 제도의 올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
 
-건강보험 청구대행 중단이라는 투쟁 방법은 무엇인가. 진료비가 1만원이면 환자들에게 전액 선불로 청구하는 것인가. 환자들의 혼란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원급 의료기관이 환자에게 진료비를 공단부담금까지 1만원을 다 내라고 한다면 환자가 낼 것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환자들은 이를 거부할 것이다. 청구대행 중단은 본인부담금만 받는 일종의 캠페인이다. 단 하루 정도만 진행할 것이다.

가령 의원의 진료비가 1만원일 경우, 환자 본인부담금이 3000원이고 건강보험공단 부담금이 7000원이면 환자에게 본인부담금 3000원만 받을 것이다. 그리고 의원은 공단부담금 7000원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환자들에게 동의서나 위임장을 써주고 건보공단에 가서 나머지 7000원을 받으라고 할 것이다. 환자가 공단부담금을 대신 수령할 수 있게 알려주는 것이다.

국민들에게 ‘심평의학’으로 일컫는, 의사가 건강보험 청구를 대행하면서도 심사·삭감을 당하는 실상을 경험하게 하겠다. 국민을 위한 양질의 의료서비스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하겠다. 의원 입장에서 7000원에 대한 수익은 잘못된 의료제도를 알리는 '대국민 홍보비'라고 생각하고 받지 않을 것이다. 국민과 함께 하는 투쟁을 위한 것이다.
 
의사들이 왜 아무런 비용을 받지 않고 건강보험 청구 대행을 해주면서 심평원의 심사·삭감을 도와줘야 하는가. 의사들이 이런 투쟁 방법을 생각한지는 10년이 넘었다. 의사들이 하루만 파업한다고 해도 정부나 국민들이 비판하는 일이 많다. 청구대행 중단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의사들의 의견 제시를 해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투쟁의 동력은 충분하다고 보는가. 투쟁의 피로감을 느끼는 회원들도 꽤 있어 보인다.
 
"회원들이 투쟁하라고 뽑아준 최대집 회장 집행부다. 회원들의 정서는 투쟁을 원하고 있다. 회원들은 이제 더 이상 왜곡된 의료시스템을 대화로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있지 않다. 정부가 이번 수가협상에서 수가정상화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을 확인한 만큼, 대화로 해결할 수 있지 않아 보인다.
 
정부는 의사들에게 '입만 열면 직역이기주의'라고 하고 매번 '수가 이야기만 한다'고 매도하고 있다. 이제는 일선 회원들 뿐만 아니라 의료계 지도자급조차 투쟁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투쟁의 열기는 충분하고 더 고조될 것이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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