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전공의들이 주 80시간 근무제 시행에도 불구하고 10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으며, 최저시급에도 크게 미치지 못하는 당직비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기동훈)는 31일 '2016 전국 수련병원 수련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수련병원 규모에 따라 △100명 미만 △100~199명 △200~499명 △500명 이상 등 4개 그룹으로 나눠 주 평균 근무시간, 실 수령액, 당직비 등을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설문조사 결과 수련병원에 따라 전공의 수련환경 양극화가 뚜렷했다.
주 평균 수련시간을 보면 대동병원이 69.8시간으로 가장 짧았고, 가천대 길병원은 무려 112.7시간에 달했다. 주 80시간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는 수련병원이 여전이 많다는 것이다.
주 평균 당직횟수는 영남대병원, 원광대병원이 1.3일인 반면 가천대 길병원은 4일이나 됐다.
월 평균 실수령 임금은 대동병원이 243만으로 가장 낮았고, 서울대병원이 359만 6천원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당수 수련병원의 평일 당직비는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했다.
평일 당직비 1위는 가톨릭중앙의료원 10만 9천원이었지만 가천대 길병원은 1만 3천원을 지급하고 있어 10배 가까이 차이를 보였다.
주말 하루 평균 당직비에서도 1위는 강릉아산병원으로 12만 4670원이었고, 대동병원과 강동경희대병원은 1만 7500원에 지나지 않았다.
주치의 역할을 할 때 한 번에 평균 몇 명을 담당하느냐고 묻자 강원대병원이 8.3명이었지만 광주기독병원은 28.3명으로 약 3.4배 많았다.
전공의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 비중은 병원 규모에 상관 없이 10~25% 대였고, 가천대 길병원은 29.3%로 가장 높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전공의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는 수련병원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지적했다.
또 전공의협의회는 "업무시간을 줄이더라도 수련과 관련 없는 업무 비중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교육의 질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와 전공의 수련평가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사와 평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공의협의회는 "당직비 역시 아직 최저시급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면서 "최근 많은 병원들이 기본 급여를 낮추고 당직비를 올리는 꼼수를 보여 왔음에도 이런 수준에 그친 것은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대전협 기동훈 회장은 "전공의들이 직접 수련병원을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일 뿐만 아니라 전공의들의 참여율이 높아 신뢰성 있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디 이번 설문조사가 본래 취지를 잃지 않고 계속 이어져 수련환경 개선과 국민 안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2016 전국 수련병원 수련평가 설문조사'는 2016년 8월 12일부터 9월 9일까지 진행했으며, 전공의협의회는 의료계 인사, 언론, 통계학 전문가로 '전공의 수련환경 조사 평가위원회'를 발족해 결과를 분석했다.
전공의협의회는 이날 '닥터브릿지.com'을 통해 병원별, 규모별 순위로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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