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연세요양병원 염안섭(가정의학과 전문의) 원장은 모진 고초에도 불구하고 입원을 원하는 에이즈환자들을 여전히 받아들이고 있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에는 기막힌 사연이 있다.
수동연세요양병원은 만성기 에이즈환자들을 입원시킨 유일한 민간병원이었다.
그래서 질병관리본부는 2010년 민간병원으로서는 처음으로 수동연세요양병원을 에이즈환자 장기요양 위탁기관으로 지정했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는 2013년 말 수동연세요양병원과 맺은 위탁사업을 해지하고, 올해 초 입원중이던 에이즈환자 60여명을 모두 다른 곳으로 전원시켰다.
'망할 것을 각오하고' 에이즈환자들을 입원 치료했지만 황당한 이유로 다 내보내야 했다.
KBS '추적 60분'은 2014년 12월 13일 '얼굴 없는 사람들-AIDS 환자의 눈물' 편을 방영했다.
KBS는 에이즈 환자인 김 모 씨가 2013년 8월 입원 14일 만에 사망하자 의료과실 의혹을 제기했고, 심지어 3년 전 간병인과 에이즈 환자의 불미스러운 성관계 사건까지 들춰냈다.
KBS에 앞서 동성애자단체도 수동연세요양병원을 집요하게 공격했다.
두 사건은 두 가지 특이한 점이 있었다.
환자나 보호자들은 전혀 문제 삼지 않았다는 게 하나다.
성 관련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된 남성에이즈환자는 자신은 불쾌한 일을 당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지어 김 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사망했지만 수동연세요양병원에 두 번이나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또 하나는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난 사건이라는 점이다.
어쨌던 수동연세요양병원은 타의에 의해 에이즈환자들을 모두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에이즈환자들이 갈 곳은 많지 않았다.
에이즈환자들이 다 나갔지만 신환들은 수동연세요양병원에 입원을 문의해 왔고, 염안섭 원장은 의사이자 목사의 길을 포기하지 않았다.
염안섭 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에이즈환자들은 갈 데가 없다. 끝까지 진료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동성애자단체들의 공격도 계속되고 있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이들은 올해 초 염 원장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최근 혐의가 없다며 수사를 종결 처리했다.
그는 왜 공격받는 걸까?
염 원장은 "문제를 제기한 이들은 국립에이즈요양병원을 설립하고, 자신들을 직원으로 채용하라고 요구했다"면서 "이렇게 하면 소수는 이익을 보겠지만 전체 에이즈환자들 입장에서는 결코 좋을 게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전국에 에이즈 확진자가 1만명, 비확진자까지 포함하면 4만명인데 수백억원을 들여 몇 백병상 짜리 국립에이즈요양병원을 건립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없다"면서 "민간병원과 국공립병원에 분산 입원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동성애자단체의 입장에 반하는 주장을 굽히지 않자 타깃이 되고 있는 것 같다는 게 염 원장의 생각이다.
염안섭 원장은 "의사로서 에이즈환자들을 보는 건 당연하고, 그들이 입원을 원하면 차별 없이 받아들일 것"이라면서 "그게 내가 할 일이고, 이들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에 대해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동연세요양병원과 염안섭 원장에게 또 어떤 일이 생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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