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브비가 C형간염 신약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
기존 C형간염 치료 시장은 가장 먼저 출시된 BMS의 닥순요법(다클린자+순베프라)과 길리어드의 소발디, 하보니가 장악하고 있었다.
닥순요법은 유전자형 1b형, 소발디와 하보니는 1b형을 제외한 1형에 급여 적용을 받고 있다.
유비스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발디의 원외처방 조제액은 409억 원으로 출시와 함께 선전했고, 하보니는 155억 원, 닥순요법은 두 약물을 합해 460억 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지난달 MSD의 제파티어가 합세했고 최근 애브비가 비키라·엑스비라를 출시했다.
업계에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유전자형 1b형을 두고 MSD와 애브비 두 제약사가 치열하게 경쟁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닥순요법은 가격 경쟁력이 매우 뛰어나지만 치료 기간이 길고 신약 대비 완치율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이다.
두 신약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시장에 나왔다. 12주 치료 기준 환자부담금은 제파티어는 320만 원, 비키라·엑스비라는 299만 원이다.
효과 측면에서는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가 앞선다.
간경변이 없는 만성 C형간염 환자에서 리바비린 없이 비키라·엑스비라 단독 투여했을 때 유전자 1b형 환자는 모든 그룹에서 12주 치료로 100% 바이러스 반응(SVR)을 달성했다.
간경변 환자만 대상으로 한 TURQUISE 연구에서도 유전자 1b형 환자 60명 모두 12주 단독 치료로 전원 SVR에 도달했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임상연구 결과와 리얼월드 데이터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렇다 해도 99.9% 정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 확신할 만큼 효과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유럽간학회(EASL)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리얼월드 데이터에 따르면 유전자형은 구분돼 있지 않지만 1형 환자 중 96%, 4형 환자는 100% SVR12에 도달했다.
제파티어의 리얼월드 데이터도 뛰어나다. 올해 EASL에서 발표한 미국 퇴역군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SVR12 도달률은 유전자형 1형 감염 환자의 95.4%, 유전자형 4형 환자의 96.9%가 SVR12에 도달했다.
반면 복약 편의성 측면에서는 제파티어가 우위를 가진다.
제파티어는 하루 1회 1정만 복용하면 되지만 비키라·엑스비라는 하루 2회 4정을 복용해야 한다.
안 교수는 "약을 평생 먹어야 하는 B형간염과 달리 12주만 복용하면 된다"면서 "완치율도 96% 이상이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가 어떤 장점을 생각하느냐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애브비 의학부 강지호 이사는 "직접 작용 제제(DDA)가 출시되면서 남은 고민은 기저 내성 관련 변이(RAV)의 영향"이라면서 "치료 실패 후 재치료에 대한 보험을 적용받지 못하고 다른 치료 옵션이 없는 만큼 효능이 높은 약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파티어는 1a형에서 RAV 검사를 꼭 해야 하지만 하보니와 비키라는 RAV 검사 없이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이 모두 사라질 고민이라는 지적도 있다.
안 교수는 "C형간염 약은 비키라가 끝이 아니며 현재 임상 중인 약물들이 많다"면서 "지금은 복약순응도냐 완치율이냐 말하지만 몇 년 뒤에는 이런 논의도 다 사라지고 부작용 없이 100% 완치되는 약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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