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08.05 08:03최종 업데이트 25.08.05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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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한지 2달에도 북적이는 성남 '창고형 약국' 직접 가보니…전국 각지에서 방문

지역 약국 대비 저렴한 가격에 대량 구매 이어져…소비자 선택권 확대지만 의약품 오남용 우려도 제기

수많은 사람이 줄을 서서 약국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일명 '창고형 약국'으로 불리는 경기도 성남의 '메가팩토리 약국'이 문을 연 지 두 달이 되어가지만, 약국을 향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젊은층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방문하고 있다. 

기자가 8월 1일과 4일, 이틀에 걸쳐 해당 약국을 직접 찾았을 때 현장은 이미 북새통이었다. 8월 1일 오후에는 매장을 향한 차량이 도로에 길게 줄을 서 정체를 빚었고, 8월 4일 오전에는 개점 전부터 약 60여명이 약국 앞에 줄지어 서 있었다. 문이 열리기도 전에 주차장은 만차였다. 

전라북도, 인천 등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경우도 많다. 기자가 방문한 날에는 일본인 고객 2명이 매장을 방문했다.

약국 관계자는 "오픈 10분, 20분 전에도 만차로 줄을 서는 경우가 있다. 주말에는 더 심하다"며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경우 인근 공용주차장이나 계약을 체결한 외부 주차 센터로 안내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국 입구에 카트와 바구니가 준비돼 있다.
용도에 따라 구역이 나눠져있다.
비타민 구역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다.

직접 들어서 본 메가팩토리 약국은 대형 창고형 마트를 연상하게 했다. 매장 입구부터 카트와 바구니가 배치돼 있어 마트에 들어서는 듯한 인상을 준다.

매장 내부는 감기약, 해열·소염진통제, 파스, 밴드, 한방제제, 건강보조제 등 품목별로 나뉘어 있어 소비자는 마트에서 장을 보듯 자유롭게 매장을 돌며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다.

어린이 방문객은 "세상에 있는 약이 다 여기 있는 거야"라며 눈을 반짝였고, 구경만 하자며 들어선 젊은 부부도 "사고 싶은 게 있을 수도 있잖아"라며 바구니를 챙겼다. 방문객의 소비 패턴을 살펴본 결과 한 품목을 최소 2~3개 단위로 바구니에 담았다.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고객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한 소비자는 "이사 가기 전에 또 한 번 쇼핑하러 올 계획"이라며 "상비약처럼 평소에 두고 먹는 건 여기서 사는 게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 저렴한 건 아니다. 다른 곳이랑 500원 정도 차이나는 것도 있다. 하지만 많이 사면 이득"이라며 "약국에서 10만원이나 썼다"는 반응도 있었다.

다른 소비자는 지인이 요청한 제품을 휴대폰 메시지로 확인하며 일일이 대조했다. 중년 여성 두 명은 고함량 비타민 제품을 두고 기존 단골 약국보다 저렴한지에 대한 의견을 나눴으며, 해당 약국에 전화를 걸어 처방전 유무에 따른 가격을 비교하기도 했다.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높았지만 "전부 저렴하진 않다"는 반응도 있었다. 어떤 제품은 일반 약국과 큰 차이가 없었고, 유사하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의견이다. 이에 메가팩토리에 근무 중인 약사는 "모든 제품이 무조건 저렴한 건 아니다. 일반 약국과 비슷한 가격의 제품도 많다"고 설명했다.
 
방문객들이 카트와 바구니를 챙겨 약을 구매하고 있다.
다양한 의약품이 진열대에 놓여있다.

다양한 제품군과 선택권은 이 약국의 강점이다. 소비자는 필요한 제품 코너를 찾아 직접 성분과 가격을 비교할 수 있고, 상담이 필요한 경우 매장 곳곳을 돌아다니는 약사에게 상담을 요청할 수 있다. 실제로 한 소비자는 본인의 병명과 병의원에서 추천한 성분을 언급하며, 관련 제품을 소개받기도 했다.

약국 관계자는 "손님들 반응이 좋다. 보통 약국에 가면 사고 싶은 약이 없어 대체제를 추천받지만, 이곳은 종류가 많아 선택권이 넓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에서는 복약지도가 2회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매장을 순회하는 약사가 1차적으로 상담을 진행하고, 결제 시 다시 한 번 복약지도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중복 성분을 구매하는 경우 이를 안내하고, 제품 추천이 필요한 경우 다른 제품을 추천하기도 한다.

현재 이 약국에는 평일 기준 5~8명의 약사가, 주말에는 10명 내외의 약사가 근무하고 있다.

다만 상담에는 편차가 있었다. 한 중년의 소비자가 근육이완제를 추천해달라고 했을 때는 "다 성분이 같다"는 간단한 답변만 돌아왔다. 해당 제품을 살펴본 결과 복제약 중심이라 실제 성분은 같았다. 하지만 차이를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에게는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방대한 제품군은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제공하지만, 동시에 혼란을 초래하기도 한다. 한 중년 여성 소비자는 "제품이 너무 많아서 뭘 사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고, 고령의 소비자는 "찾는 걸 도저히 못 찾겠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의약품 오남용, 재판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일부 소비자는 지인을 대신해 약을 구매하거나, 유통기한이 길다는 이유로 추가 구매를 하기도 했다. 약사회는 최근 성명을 통해 대량 판매 구조로 인한 의약품 오남용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가팩토리 약국 외관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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