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8.23 07:05최종 업데이트 23.08.23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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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의료기술 선정됐지만…실제 의료현장 활용엔 '어려움'

의료기기업계 22일 국회 토론회서 혁신의료기술·원격모니터링 관련 제도 개선 촉구

서화석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혁신위원회 부위원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국내 혁신 의료기기의 발전을 위해 빠른 시장 진입과 수가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는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 주최로 ’혁신의료기기 산업 육성‘ 국회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서화석 혁신산업위원회 부위원장(베리안메디컬시스템즈코리아 상무)은 현행 혁신의료기술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지난해 10월부터 혁신의료기기의 시장 진입 기간을 대폭 줄이기 위해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제가 도입됐지만, 현장에선 여전히 애로점이 있다는 것이다.

혁신의료기술 사실상 허가제…의원급 의료기관서 활용에도 제약
 
서 부위원장은 혁신의료기술로 선정된 이후에도 근거창출전문위원회의 검토,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보고·심의 등을 거쳐야 해 실제 의료 현장으로 진입이 지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별 검토를 진행해 가부를 판단하는 건 사실상 허가제처럼 운영되는 것”이라며 “신속한 시장 진입이라는 원래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의료기술은 안전성·잠재성이 인정된 의료기술 중 따로 정하는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임상에서 사용가능한 의료기술을 의미하며, 해당 기술을 구현하는 의료기기의 경우 기술명, 사용목적, 사용대상, 사용방법 등은 식약처의 품목허가증에 기재된 내용에 따라 사용되기 때문에 근거위원회의 추가 검토가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혁신의료기술 실시 기관과 관련해서는, 연구수행 단계의 경우 참여 가능 기관이 사실상 3차 의료기관으로 한정돼 있는 점도 문제로 꼽았다.
 
현행 혁신의료기술 실시에 관한 지침에서는 혁신의료기술 실시기관 자격을 의료법 제3조에 의한 의료기관으로, 고시된 혁신의료기술 실시기관 조건을 충족하고 임상연구가 가능한 요양기관‘,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제10조에 따른 실시기관 내 IRB가 마련돼 있는 의료기관으로 제한하고 있다.
 
서 부위원장은 “예를 들어 인공지능 의료기기는 진단 단계에서 사용되는 제품 특성상 의원급에서 환자 혜택이나 비용효과성이 더 클 수 있는데도 혁신의료기술평가 과정 내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내 실사용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혁신의료기술실시는 연구수행 단계와 임상진료 단계로 구분돼 있고, 연구수행 완료 후 임상진료가 순차적으로만 가능하다”며 “스타트업으로서는 부담되는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서 부위원장은 혁신형 제약 인증 기업의 사례를 들며 혁신형 의료기기 기업에 대한 수가 혜택 필요성도 주장했다.

의료법 문제로 '원격 모니터링' 급여적용 어려워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 길영준 혁신산업위원회 스마트융복합 분과장(휴이노 대표)은 휴이노의 심장 원격 모니터링 기기가 법적 규제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의료법 제34조 및 시행규칙 제29조가 원격진료와 원격 모니터링을 별도 구분 없이 제한하고 있어 원격 모니터링이 식약처로부터 의료행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길 분과장은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험수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법적 규제 탓에 기술과 제품이 존재함에도 국내에서 보험급여 의료행위로서 원격 모니터링을 사업화 하는 데 제약이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2019년에 규제 샌드박스로 일부 제한된 환경 하에서 실증특례를 최우수로 졸업했고, 세계적으로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4년이 지난 지금도 국내 제도나 정책은 제자리걸음이다. 기업들이 국내에서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글로벌에서 잘 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거듭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혁신의료기기 현장서 바로 쓰이게 할 것…안전성·유효성 입증 중요성은 잊지말아야
 
이 같은 산업계의 제언에 대해 정부는 산업계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신의료기술평가사업본부 신채민 본부장은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평가제에 대해 “규제를 하기 위해 만든 건 아니고, 근거위원회에서 임상시험계획도 검토하고 진행 상황 등을 지원하고자 하는 취지인데 지금은 규제로 변모해 있는 실정”이라며 “기업들에서 부담스러워하고 있어 개선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어 “다음 주에 관련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혁신의료기술을 통과하면 바료 진료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스탠스를 잡고 있다”고 덧붙였다.
 
원격 모니터링에 대해서는 “법제화가 안 돼서 도입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혹시라도 향후에 시범사업 등의 형태로 실시되거나 시장에 도입되면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 오상윤 과장은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안전성과 유효성”이라며 “환자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정부의 시장 선진입 제도로 현장에서 쓰이는 기술들과 관련해 환자들의 민원도 들어오고 있는데, 부작용이 보고된 기업들이 사라져버리면 환자들은 보상 받기도 어려워지는 문제들이 있다”고 했다.
 
이어 “정부가 시장 선진입제도를 계속 개선하고 완화하고 있는 만큼, 산업계는 자체적으료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근거 창출 노력을 꾸준히 해야할 것”이라며 “유효성을 입증해야 국내를 넘어 향후 해외에 진출에 외국 보험당국도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과장은 또 “복지부는 규제와 동시에 산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한다”며 “내부에서 다양한 토론이 이뤄지지만 산업계를 나름대로 지원하겠다는 데에는 모두 공감대를 갖고 있다”고 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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