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1.10 08:26최종 업데이트 23.01.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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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분산형 임상시험 본격화…mRNA 활용·CRO 확대 "공동 대처 필수"

신약개발 기간과 기술 복잡성 증대·신기술 등장·인력 부족 등으로 임상시험 디지털·외주화 불가피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 팬데믹과 임상 고도화 등으로 올해는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mRNA 등 신기술 플랫폼을 활용한 임상시험이 주를 이룰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글로벌 보건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PPD가 150개 이상의 바이오테크·제약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총 26개 신약을 승인했는데, 이는 2020년(53개), 2021년(50개)에 비해 매우 저조한 수치다. 이를 계기로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의약품 개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실제 이번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9%는 코로나 팬데믹이 신약 개발 전략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으며,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우선순위의 재조정, 산업 내 기업들의 협력적 관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팬데믹 극복 과정에서 중요한 전략으로 부상한 탈중심화된 분산형 임상시험(Decentralized clinical trials, DCT)이 올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상시험 연구자들이 가장 어려운 과정으로 '임상시험 참여 환자를 모집하는 것'을 꼽는데, 분산형 임상시험은  특정 의료기관 공간에 환자들을 모아놓고 진행하는 과거의 임상시험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고 보다 광범위하게 모집할 수 있는 유효 수단이다.

응답자들은 임상시험에서 DCT 전략은 오는 2024년까지 전체 임상시험의 27%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미 DCT를 임상시험에 적용하고 있는 임상시험기관들도 설문조사 응답자들과 유사하게 오는 2024년까지 DCT는 24% 정도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DCT를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도구와 인프라 공급이 확대되면서 DCT의 적용 역시 급증하고,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디지털 기반의 임상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DCT 파트너와의 제휴를 모색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올해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임상시험이 보다 효율화될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의료기관들은 임상시험을 위한 환자의 모집이나 시험의 효율성 증대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사용을 확대하고 있다. 실제 응답자의 62%는 클라우드 컴퓨팅,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plications programming interface, API), 디지털 플랫폼을 사용 중이라고 했다.

진흥원은 보고서를 통해 "하이브리드 형태의 임상시험이 전체 임상시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형태의 임상시험에 적용되는 방법을 구체화하고 규제해야 하는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데이터의 수집과 혁신적인 임상시험 디자인의 경향은 올해도 제약바이오업계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되며, 새로운 임상시험 방법론의 설계와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는 임상시험 관련 연구의 산출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설문 응답자의 45%는 임상시험 데이터를 보완할 수 있는 의료 현장 데이터의 사용은 임상시험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했다. 의료 현장 데이터(리얼월드데이터, RWD)에 기반한 임상 4상 데이터는 2020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고, 이 같은 증가세는 2023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진흥원 측은 "약품의 효과에 대한 직접적인 모니터링과 관련된 리얼월드 데이터 사용 확대는 환자 사후관리 모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데이터 분석시 AI(인공지능)나 ML 기술 사용을 토대로, 추후 약품 개발이나 리스크 관리 과정에서 보다 풍부한 정보 하에 효율적인 의사 결정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부터는 임상시험 아웃소싱(CRO)이 더욱 증가하고, 관련 기업들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최근 제약회사들이 길어지는 신약개발 기간과 임상시험 구조의 복잡성 증대, 임상시험 대상자의 모집과 유지와 관련된 인력 부족 등의 문제에 시달리고 있으며, 특히 팬데믹 기간 중 이같은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임상시험 외주 건수가 급증했다.

설문조사 결과 지난 2년간 진행된 임상시험의 47%가 임상시험 과정에서 일부 외주 기관이 참여했고, 35%는 임상시험의 전과정을 하청 전문 기업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올해는 메신저 리보핵산(messenger ribonucleic acid, mRNA) 등 새로운 치료 플랫폼을 통해 의료 기술이 더욱 발전할 것이란 예측도 제기됐다.

mRNA 기반 코로나19 백신 승인에 따라 mRNA가 미래의 진료 흐름을 바꾸게 될 새로운 치료 플랫폼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이외에도 핵산 치료제, 세포·유전자 치료제 등의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응답자의 59%는 새로운 플랫폼이 혈액학이나 종양학 분야에서 성과를 보일 것으로 기대했으며, 39%는 희귀질환에서, 38%는 면역학이나 류머티스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mRNA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R&D에 뛰어들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은 차세대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미국 바이오 벤처 온코러스(Oncorus)와 지질나노입자(Lipid Nano Particle, LNP) mRNA 의약품 공동 연구개발·상업화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양사는 온코러스가 보유한 자체 LNP 플랫폼을 활용해 대웅제약의 mRNA 항암신약에 최적화된 제형을 찾아 정맥 투여 방식의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한 공동 연구를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mRNA로 코로나백신과 항암백신 등을 연구 중인 에스티팜 역시 mRNA, cicRNA(원형), samRNA(자가 증폭) 등 폴리뉴클레오타이드 등을 활용한 차세대 치료제 개발에 나설 예정이다. 합성항원 플랫폼 방식의 첫 국산 코로나 백신 개발에 성공한 SK바이오사이언스도 미래 먹거리 마련을 위해 mRNA 기술 확보를 추진 중이며, 아이진과 관련 연구개발에 뛰어 들었다.

진흥원 측은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새로운 혁신을 도입하고, 조직 외부의 전문가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임상시험 대상을 확보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외부 조직과의 파트너십을 두텁게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응답이 많았다"며 "제도적 어려움과 기술적 난제에 대해 공동 대처가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약회사, 바이오테크 기업, 의료기관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가지고 상호 협력을 확대하면서 제도적 어려움과 기술적 난제들에 대해 공동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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