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출신인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14일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열린 전공의노조 출범식에서 “노조의 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하고 지지할 것”이라면서도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는 일과 전문가로서 최고의 탁월성을 얻는 게 100% 함께 가는 건 불가능하다”며 후배인 전공의들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전했다.
전공의들이 노동자로서의 ‘권리’만을 찾으려 할 경우엔 자칫 전문가로서의 ‘탁월성’을 잃는 우를 범하게 될 수도 있을 거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나도 인턴 시절 발목이 부러진 상태로 회진을 돌았고, 레지던트 3년차 때는 첫 아이를 임신해 분만 전날까지도 당직을 섰다. 100일 당직도 있었고 주당 100시간이 아니라 140시간을 일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여러분들의 마음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중에 한 명일 것”이라며 “그러나 그랬기 때문에 내가 얻은 것들이 분명히 있었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은 오늘 여러분을 노동자로 규정했다. 개인이 아니라 조합으로 연대하길 선언했다. 노동은 신성하고 노동자의 권익은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그것이 전문가로서의 삶과 100% 함께 갈 순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조합으로서 얻어야 하는 것들이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전공의 개개인이 반드시 가져야 할 역량이 소외될 때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은 “의사가 전문가로서 존중받는 이유, 내 앞에 있는 환자를 내 환자라고 표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우리가 그 순간 그 환자에 대해서는 최고의 전문가였기 때문”이라며 “여러분이 원했던 꿈, 의대에 입학하고 처음 흰 가운을 입었을 때 가졌던 마음을 앞으로의 모든 행보에서도 기억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여러분은 이제 노동자고 노조 조합원이다. 노동의 의미를 더욱 신성하게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며 “나의 오늘의 필요를 구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환자의 안전과 더 나은 의료를 위해 일어났다는 원래의 취지를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고도 당부했다.
그러면서 “사회 공헌을 위해 의료 사각지대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노조의 계획도 물론 좋지만,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사회공헌은 결국 탁월한 의사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여러분이 조합으로서 연대하고 싶다면, 상대해야 하는 사측이 누구인지도 분명히 해야 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전공의인 이유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고 그걸 가장 잘 도와줄 사람들은 기존의 의사와 교수들”이라고 했다.
그는 끝으로 “더 좋은 의료, 더 탁월한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조의 활동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여러분이 대한민국 의료를 다시 한 번 꽃 피워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