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관이 환아 사망 사건과 관련해 소아응급센터 압수수색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청색증으로 소아응급센터를 내원해 치료받던 끝에 환아가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수사기관이 해당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일 성명서를 내고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환아의 명복을 빌며 슬픔을 겪고 있는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씀을 전하다”면서도 “수사기관이 한창 진료가 이어지고 있던 소아응급센터 현장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사태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참담함을 표한다”고 했다.
학회는 진료 중인 응급실 내 압수수색 수사가 다른 환아들의 안전을 위협하며, 소아응급의료진을 잠재적 범법자로 전제하는 수사 관행이 의료진이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
학회는 “소아응급센터는 수초의 지체로도 아이의 생사가 엇갈리는 특수 진료 구역이다.갑작스러운 수사 인력의 방문과 현장 집행 과정은 필연적으로 현장 의료진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진료 흐름을 저해한다”며 “이는 응급처치를 기다리고 있는 또 다른 중증 응급 환아들의 치료 지연과 안전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소아 중증 질환은 의료진이 총력을 다해도 질병의 진행 속도와 중증도로 인해 회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의학적 한계가 존재한다”며 “생명을 살리고자 위험을 무릅쓴 최선의 진료 결과를 두고 현장 의료진을 마치 잠재적 범죄자처럼 대하는 관행이 반복된다면, 이미 벼랑 끝에 서 있는 대한민국 소아응급의료의 현장을 지킬 의료진은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자의무기록(EMR) 체계 하에서 응급실 압수수색 수사가 비례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학회는 “현대 의료기관의 EMR은 작성, 수정, 조회 이력이 초 단위 로그로 영구 기록돼 사후 위∙변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사에 필요한 자료는 통상적인 절차와 임의제출을 통해 객관적이고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수사에 성실히 협조해 온 병원과 의료진을 상대로 굳이 압수수색 영장을 앞세운 건 수사의 비례성과 최소 침해 원칙을 벗어난 과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학회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사실 규명에 언제든 성실히 협조하겠지만, 환아들의 생명을 다루는 현장의 진료권을 훼손하고 진료를 위축시키는 수사 방식은 재고돼야 한다”며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은 응급진료 현장의 특수성과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성숙한 법 집행 기준을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