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프탈레이트(phthalate,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만드는 데 쓰이는 화학첨가물로 환경호르몬 일종) 노출이 중년 여성의 수면 장애와 관련 있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북미폐경학회(North American Menopause Society, NAMS)는 수면에 어려움이 있는 폐경기 여성에서 프탈레이트와 같은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7월 29일(현지시간) 학술지 '폐경(Menopaus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폐경기 변화 여성의 최대 60%가 수면 장애를 경험한다. 수면 장애가 있는 여성은 지속해서 우울증을 앓을 위험이 높아 건강에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고 더 많은 치료를 필요로 한다.
북미폐경학회는 "이전 연구에 따르면 폐경기 여성의 수면 장애는 호르몬 수치가 감소한 결과로 알려졌다. 그러나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EDCs)에 대한 노출도 중년 여성의 수면 장애 유병률 증가 원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탈레이트는 플라스틱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사용되는 화학 첨가제로, 산업용 가소제 및 화학 안정제에서 발견되는 일반적인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이다. 특히 폴리염화비닐(PVC)를 부드럽게 하는데 많이 사용돼 왔으나, 그 유해성이 알려지면서 최근 전세계적으로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전 연구를 보면 개인 위생 용품에서 프탈레이트 노출이 증가하면 폐경기 여성의 안면 홍조 위험이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연구에서도 프탈레이트 노출이 밤에 수면에서 쉽게 깨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우울증 위험이 늘어나는 연관성이 확인됐다.
프탈레이트는 수면 및 우울증과 관련된 호르몬을 조절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최근에는 중년 여성의 수면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될 수 있을 것으로 추측돼 왔다.
이번 연구에서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어버너-섐페인캠퍼스(University of Illinois at Urbana-Champaign) 메간 마호니(Megan M. Mahoney) 박사팀은 중년여성건강연구(Midlife Women's Health Study)에서 폐경전후 여성 762명의 데이터에 기반해 둘 사이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난포자극호르몬과 에스트라디올(E2) 등의 호르몬이 폐경기 수면 장애와 관련 있다는 이전 문헌 결과를 뒷받침했으며, 수면 장애 빈도가 프탈레이트의 소변 농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탈레이트와 수면과의 연관성이 문서화된 것은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북미폐경학회는 "그러나 흡연 상태도 수면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과정은 복잡하다. 호르몬과 내분비 교란 화학물질 노출이 중년 여성 수면에 미치는 영향을 완전히 이해하기 위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NAMS 메디컬 디렉터인 스테파니 포비온(Stephanie Faubion) 박사는 "이번 연구는 폐경 전 및 폐경기 여성에서 수면장애에 프탈레이트가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내분비 장애 화학물질 및 중년 여성의 호르몬, 수면, 기분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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