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황재희 기자] 보건복지부가 문재인 케어 실시에 따라 기존의 진료행위 청구건별 심사를 기관별 경향심사로 전환하고,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예비급여로 분류된 3800여개의 항목은 진료비 심사를 실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예비급여팀 손영래 팀장은 대한병원행정관리자협회가 27일 개최한 '2017 병원행정종합학술대회'에서 ‘문재인 케어의 방향과 과제’에 대해 발표하며, 향후 심사체계 개편 등 세부 추진 방안을 설명했다.
먼저 손영래 팀장은 안전성·유효성은 있으나 비용 효과성이 낮은 비급여는 본인부담을 차등화(50~90%)하는 방식으로 실시하는 예비급여 3800개에 대해서는 진료비 심사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팀장은 "비급여의 급여화 시행 중 예비급여는 그동안 정부가 알기 어려웠던 비급여 3800개 항목을 이제는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 한다"면서 "일단 예비급여에 대해서는 심사를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즉 그동안 아예 파악이 불가능했던 비급여를 예비급여를 통해 가시화된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다는 것으로, 이것은 향후 예비급여 항목을 급여화하는 과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손영래 팀장은 예비급여라도 비정상적으로 증가한다면, 의학계와 심사기준을 공동으로 마련해 그 기준을 공표하고, 일정기간 이후부터 심사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손영래 팀장은 "예비급여는 무심사로 운영하되 모니터링과 평가는 실시하고, 비정상적인 증가치가 발견된다면 의학계와 협의해 대응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급여는 경우에 따라 본인부담률이 50~90% 존재한다. 만약 예비급여 A항목의 급여기준이 3회라면, 이후 4회, 5회는 삭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부담률로 전부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이 때 4회 이상의 청구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면, 복지부가 의학계와 협의해 심사기준을 마련한다. 이때 협의를 통해 3회 기준이 적다고 판단되면 기준을 4회로 올리게 되지만, 악의적으로 늘어났다고 판단되면 기준을 통해 심사를 실시한다는 것이다.
손영래 팀장은 "이렇게 하면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손영래 팀장은 지난 8월 심평원이 밝힌 심사·평가시스템 개편과 마찬가지로, 현재 실시하는 행위건별 심사를 의료계의 억울한 측면을 고려해 공정하게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손영래 팀장은 "지금은 심평원이 건별심사를 하고 있어 어떤 건이든 기준을 벗어나거나 과도하다고 생각하면 삭감을 했다. 기본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지금 전국적으로 하나의 수술에서 사용하는 B치료재료가 평균 3.1개라면 그동안은 수술건마다 3.1개를 벗어났을 때 삭감했지만, 앞으로는 의료기관의 사용패턴을 파악해 문제가 있어 보이는 의료기관만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손영래 팀장은 "만약 평균 3.1개 치료재료를 C의료기관이 3.3개 사용했고, D의료기관은 4.9개를 썼다면, C의료기관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D의료기관은 정밀심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평균치인 3.1개와 비슷한 3.3개의 치료재료를 쓴 C의료기관은 한 수술에서 해당 재료를 6개 7개 썼더라도 총 사용개수가 평균치인 3.1개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것은 부당하게 썼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손영래 팀장은 "기존에는 한 수술에서 기준에 벗어난 6, 7개 치료재료를 썼다면, 심평원에서 무조건 삭감했겠지만, 이제는 환자의 필요에 따라 6, 7개를 썼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서 “이는 삭감기준의 공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손 팀장은 "심평원이 1년에 쓰는 예산이 3500억원인데, 연간 삭감액은 2500억원이다. 60조원을 넘는 의료비에서 2500억원은 그렇게 큰 금액은 아니다"라면서 "심평원 삭감은 액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의료계가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잘못된 진료행태를 지적하거나 건보재정 누수를 막는 것"이라며 의료계에 전달하는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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