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2차 상대가치 조정을 완료하고 7월부터 수술 수가를 일부 인상했다.
2020년까지 전체 수술의 원가보상률을 현 76%에서 90%까지 단계적으로 높인다는 게 상대가지 조정의 목표다.
이를 위해 3637억원이 투입되는데 이 재원의 일부는 건강보험 재정 순증분이지만 나머지는 검체와 영상 상대가치점수를 낮춰 충당한다.
쉽게 말해 진단검사의학과와 영상의학과의 주머니를 일부 털어서 수가 인상 재원을 마련한다는 것이다.
수술료 인상으로 대학병원이 주로 하는 위아전절제술, 직장 및 에스장절제술 등은 많게는 10만원 이상 수가가 올랐다.
물론 이렇게 해봐야 원가의 90% 수준이니 대폭 인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던 왜곡을 바로잡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다.
그러나 같은 수술을 하는 입장이지만 외과 개원가는 초상집 분위기다.
외과 개원의들의 마지막 자존심과도 같은 맹장수술, 치질수술 수가는 되레 인하됐기 때문이다.
대한외과의사회에 따르면 외과의원의 대표적인 수술인 단순 충수절제술, 치핵근치술, 치열수술, 치루수술 수가는 건당 각각 5400원, 2만 3100원, 1570원, 1만 8380원 낮아졌다.
외과의사회 천성원 회장은 12일 "수술 수가를 인상한다더니 일차의료를 담당하는 외과 개원의들을 더 죽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렇게 된 이유는 외과 수술의 전체 상대가치 총점을 고정한 상태에서 점수를 재조정하다보니 일부 행위는 수가가 오른 반면 난이도가 낮은 행위는 오히려 수가가 더 떨어졌기 때문이다.
천성원 회장은 "모든 수술이 다 저평가된 것인데 큰병원에서 시행하는 것은 올리고, 개원가에서 하는 것은 물가인상분마저 무시한 채 더 떨어뜨리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그는 "2200여명의 외과 개원의 중 온전히 외과 간판을 달고 있는 건 30%에 불과하다"면서 "그만큼 외과 개원이 힘들다는 건데 이런식으로 하면 외과 기피현상이 더 심화되고, 외과 개원의는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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