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치료법이 없던 다제내성 결핵 치료를 위해 지난 5월 '서튜러정(성분명 베다퀼린푸마르산염)'이 나온데 이어, 이달 1일에는 '델티바정(성분명 델라마니드)'이 보험급여 출시했다.
다제내성 결핵(MDR-TB)은 4개 약물을 사용하는 표준 결핵치료 요법 중 최소 2개 약물에 대해 내성을 가진 매우 복잡한 형태의 결핵이다.
일반 결핵보다 치료가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국내 다제내성 결핵 추정 환자는 1800명으로 34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이지만, '서튜러'가 출시되기 전까지는 사용 가능한 치료옵션이 제한적이었다.
이 같은 국내 환경에서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않으면, 일반 결핵균처럼 감염되는 다제내성의 특성으로 결핵균에 처음 노출된 환자도 다제내성에 감염될 위험이 높았다.
이달 출시한 '델티바'는 새로운 계열(Nitro-dihydro-imidazooxazole)의 치료제로, 치료효과뿐 아니라 사망률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결핵균 세포벽의 필수성분인 미콜산의 합성을 저해해 살균효과를 나타내는 새로운 작용기전 때문에 기존의 항결핵제와 교차 내성을 보이지 않는다.
대규모 2상 임상시험 결과, 다제내성결핵(MDR-TB)와 광범위내성결핵(XDR-TB) 환자를 대상으로 델티바 100mg을 1일 2회 병용투여했을 때, 2개월 투여 후 45.4%의 높은 비율의 균음전률(대조군이 29.6%)을 보였다.
6개월 이상 장기 투여한 환자의 2년간의 치료 종료 후에는 74.5%에서 완치와 완료(WHO 기준)를 보였다.
반면 사망률은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기존 항결핵제가 가지는 부작용(청력 상실, 간독성 등)도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치료효과 및 사망률 개선 효과를 토대로 2014년 WHO(세계보건기구) 가이드라인에서는 '광범위한 병변과 추가적인 내성의 위험 있는 경우' 델티바 처방을 권했다.
한국오츠카제약 김성수 델티바 PM(
사진)은 "델티바를 6개월 이상 투여한 환자의 사망률은 1%에 불과했지만, 2개월 미만 투여하거나 델티바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의 사망률은 8.3%였다. 효과뿐 아니라 사망률 개선 및 안전성 측면에서 WHO의 추천을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QT 연장과 관련된 정기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
QT는 심실의 전류 흐름을 나타내는 부분으로, QT 간격이 연장되어 있다면 심실빈맥이 생겨 심정지 및 급사의 위험이 있다.
김PM은 "델티바는 용량의존적인 심전도 QT 연장이 확인됐다"면서 "임상증상을 시사하는 부작용은 없었으며, 정기적인 모니터링과 고위험군을 제외하는 등 적절한 조치로 통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 PM은 치료 중인 다제내성결핵 환자 900여명 중 약 500명이 '델티바' 투여 환자군이라고 파악했다.
그는 "모든 다제내성결핵 환자 및 먼저 출시된 '서튜러'에 실패한 환자에게 델티바가 치료옵션이 될 것"이라며 "치료 24개월 후 객담이 안 나오거나 객담이 나오더라도 균이 3번 연속 안 나왔을 때 '치료성공'이라고 말하는데, 서튜러를 써서 균이 줄긴 했으나 그래도 계속 나오긴 한다면 다른 약제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PM은 "2개의 좋은 선택지(델티바, 서튜러)가 기존 치료 한계의 대안이 될 것"이라며 "특히 델티바는 치료효과뿐 아니라 사망률 개선 및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측면에서 성공적인 치료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델티바는 1회 100mg(2정)을 하루 두 번씩 24주(6개월)간 복용하며, 6개월 약값은 2600만원, 환자 부담금(5%)은 130만원 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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